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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Dec 07. 2023

TO.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리스트입니다.


아이브 덕후인 딸내미 

아이브 포카, 아이브 인형을 수집하더니

아이브필통을 사고 싶다며 사진을 찾아들고 왔다.

"엄마, 필통이 너무너무 불편한데 큰 필통으로 사주면 안 될까용?"

요럴 땐 더욱더 짧아지는 혀와 더욱더 매력 넘치는 눈웃음으로 다가오는 딸내미


"엉~ 망가진 거 아니면 바꿀 필요는 없지 않을까? 꼭 가지고 싶으면 용돈 모아서 사는 건 오케이~"

얄짤없는 응대에 징징거림이 통하지 않을 거란 걸  직감한 딸내미.


"그럼 크리스마스선물로 산타할아버지한테 얘기해야지~"하더니 금세 시무룩한 얼굴로 이야기한다.

"받고 싶은 선물이 3개인데.."


"어머! 산타할아버지는 선물을 그렇게 많이 준비 못하실 텐데"


"그럼 편지를 써야겠다!"

종이 한 장과 연필을 들고 총총총 자기 방으로 가는 딸내미다.




아이들을 재우고 방에 앉아있는데 거실에 있던 신랑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껄껄거리며 편지 한 통을 내밀었다.


곱게 접어 거실 트리에 놓은 딸내미의 편지.

아니 선물요구목록.


너무나도 디테일한 목록과

1년간 누구의 딸내미였다는 건지 의심스럽게 하는 문구까지

(분명 우리 딸내미는 말을 잘 들은 기억이 별로 없는데 말이다)

많지만 할 수 있으면 다해 달라는 산타능력까지 체크하는  당당함.

마지막 사랑한다는 멘트까지

매력 넘치는 딸내미다.


혹시라도 선물을 다 못 받을까 봐 걱정하는 딸내미의 편지를 보며, 어릴 적 굴뚝이 없는 우리 집에 산타할아버지가 못 오실까봐 전전긍긍했던 내가 생각났다.


이제 곧 진짜 산타의 존재도 알게 될 테지만  '산타'라는 마음속 든든한 지원군이 아이에게 항상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이 리스트는 곧 쌈동산타할아버지 손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곧 나는 쿠팡산타에게 주문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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