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F였던 온라인셀러입니다.
아무 멘토도 스승도 없었다.
그냥 유튜브를 보고 상품등록을 하고 사진을 찍고 회사 다닐 때 어깨너머로 배운 초라하고 어설픈 포토샵 실력으로 상세페이지를 제작했다.
인생의 난이도가 헬모드로 바뀐 순간,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끊임없이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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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 건씩 판매가 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설픈데 판매가 되니 너무 감사하고 감사했다.
편의점에서 보내다가 택배계약을 했다.
그러고는 처음 온 문의. 자기가 예민한 편인데 하자 없는 상품을 보내달라고 한다.
근데 나도 회사 다닐 시절 누구나 인정하던 예민보스로 거의 인간 개복치로 불렸던 몸.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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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검수를 하고 며칠 뒤,
다시 문의가 왔고 컵에 이상이 있다고 한다. 사진에도 담기지 않는데 어쨌든 흠이 있는 상품이라고 한다. 사진에도 안담길정도로 미세한…
그때 나는 몰랐다. 왜 상세페이지가 내용이 점점 길어지는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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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나랑 대화하려는 게 아니었다. 악덕 상인과 싸우는 전사였고 선량한 본인에 맞서는 악덕상인에게 막말과 그 세계관의 기묘한 과학논리를 쏟아냈다. 이 사람한테 만원도 안되는 물건 판매하자고 모욕당하기엔 나의 자존감은 만원보다는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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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과 분함이 남았지만
그렇게 나는 냉정함을 배우고 그냥 현실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T가 되었다ㅠ
“사업상 로스라고 생각하자.”
하필 제주도 건이었는데 멍청하게도 추가배송비도 설정을 안 해놔서 애초에 돈도 덜 받은 상황에 반품까지 하게 되어 배송비로 1만 원 손해. 컵가격 6500원인데..
나는 바로 상세페이지의 하단에 유리 제품 제조 상의 특징으로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을 기재하였다. 그 후로 상대의 상식을 요구하지말고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기재하는 건 기본임을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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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튜토리얼모드를 끝내고 레벨 1의 온라인셀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