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한 순간도 최신가요에 빠삭했던 적이 없다. 좋아하는 노래도, 장르도 딱히 없었다. 굳이 꼽자면 어렸을 적 아빠가 틀어주시던 80년대 팝송이 가장 익숙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곡에는 좀처럼 빠져들질 않았다.
그러던 2019년 4월, 일본의 시티팝이라는 장르를(일본에선 뉴뮤직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처음 접하고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왜 최신 곡들에 열광하지 않나 궁금했는데, 요즘 유행하는 장르와는 취향이 맞지 않았을 뿐이었다. 80~90년대 시티팝은 달랐다. 듣는 곡마다 홀린 듯 취했고, 새로운 곡을 발굴해 나가는 매일매일이 행복했다. 오늘은 지금까지도 즐겨 듣는 소중한 8곡을 소개하려고 한다.
1. 타케우치 마리야-Plastic Love
2. 마츠바라 미키-真夜中のドア/Stay With Me (한밤중의 문)
3. 토모코 아란-Midnight Pretenders
4. 타케우치 마리야-Single Again
5. 나카모리 아키나- OH NO, OH YES!
6. Anri-悲しみがとまらない I CAN'T STOP THE LONLINESS (슬픔이 멈추지 않아)
7. 하마다 킨고-街のドルフィン (마을의 돌고래)
8. 마츠시타 마코토-Love Was Really Gone
1. 타케우치 마리야-Plastic Love
내가 시티팝에 빠져들게 된 계기다. 반복되는 배경음이 중독적이다. 시티팝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한다. 2010년대 후반에 이 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로 시티팝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2. 마츠바라 미키-真夜中のドア/Stay With Me (한밤중의 문)
전주에 깔리는 "To you... Yes my love to you..." 코러스부터 정말 매력적인 곡이다.
3. 토모코 아란-Midnight Pretenders
2022년 1월 발매된 The Weekend-Out Of Time의 샘플이 된 곡이다. TV광고를 보는데 Midnight Pretenders의 리듬에 더 위켄드의 목소리가 나와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더 위켄드의 Out Of Time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곡인 Midnight Pretenders를 들어보길 권한다. 토모코 아란의 목소리에 취하게 될 것이다!
4. 타케우치 마리야-Single Again
1992년에 발매된 곡이다. '80년대 일본 플레이리스트'라는 글의 제목과는 맞지 않지만, 정말 좋아하는 곡이라 포함시킬 수 밖에 없었다. 애인이 바람을 피워 헤어지게 된 여자가 화자이며, 전 애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가사가 실려 있다. Plastic Love에선 느낄 수 없었던 타케우치 마리야의 슬프고 호소력 짙은 보컬에는 슬픔의 감정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
5. 나카모리 아키나-OH NO, OH YES!
허스키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가진 일본 가수를 생각하면 나카모리 아키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만나선 안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담아낸 곡이다.
6. Anri-悲しみがとまらない I CAN'T STOP THE LONLINESS (슬픔이 멈추지 않아)
리스트에 포함된 8곡 중에 가장 신나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 이별의 슬픔을 빠른 리듬으로 풀어냈다.
7. 하마다 킨고-街のドルフィン (마을의 돌고래)
하마다 킨고의 앨범 Midnight crushin'에 수록되어 있는 곡. 마을에 돌아다니는 돌고래를 잡은 소년의 이야기이다. 하마다 킨고는 Plastic Love등 많은 명곡을 만든 제작자이자 가수이다.
8. 마츠시타 마코토-Love Was Really Gone
감성적인 앨범 커버에 한 번, 흡인력 있는 목소리와 멜로디에 한 번, 슬픈 가사에 한 번 놀라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