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고 있는 공유 사무실은 벽과 문으로만 분리되어 있는 구조라서, 근처 사무실들과 같은 에어컨을 공유한다. 날이 추워지면서 옆 사무실 대표들이 히터를 틀기 시작했는데, 나에게는 덥고 건조해 힘들었다. 최근에 라식수술을 해서 안약을 시간마다 계속 넣어줘야 하는데 눈이 더 건조해졌고, 콧속이 마르는 것도 느껴졌다.
찾아보니 이 장치는 바람을 퍼트려 주는 '디퓨저'라고 한다. 가운데 원형 구조물을 돌리면 풍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하길래,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돌려 잠갔다.
눈이 건조해서 곤란하다고 하니 사장님은 장치 하나를 더 추가해 주셨다. 클리어파일을 반으로 갈라 비스듬하게 천장에 붙인 것이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엄청난 아이디어였다. 그전까지는 얼굴로 직접 불어대던 온풍이 이젠 간접적으로 공기 중으로 퍼지는 게 바로 느껴졌다. 내가 아이디어에 감탄하자 사장님께서는, "저도 모르던 방법인데 입주해 계신 다른 대표님이 알려주셨어요."라면서 좋아하셨다. 덕분에 나도 편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런 사소한 아이디어와 잔머리에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