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듣고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한 시청자라면 즐길 수 있는 일본 유튜브 채널을 3개 소개하려고 한다.
1. きまぐれ クック Kimagure Cook
"물고기를 손질 후 예쁘게 요리해 맛보는 채널"
키마구레 쿡.
채널명을 어설프게 해석해 보자면 '제멋대로 요리' 정도가 될 것 같다.
영상의 구성은 매번 거의 비슷하다.
새벽 어시장에서 사 오거나 직접 낚은 생선을 손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갓 손질한 생선을 이용해 멋있는 해물요리를 만들고, 맛 평가를 하며 끝난다.
다양한 일본 수산물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어 재미있다. 우리나라처럼 kg 당 가격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마리당 가격을 매기는 일본 수산시장의 시스템 등도 신기하고, 가끔 꽃게로 간장게장을 만드는 등 한국 식재료와 조미료를 이용해 요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 반갑다. 인기 동영상의 경우는 한국어 자막도 지원한다.
채널 주인 '카네코'씨의 일본어도 이 채널을 좋아하는 이유다. 영상의 구성이 거의 바뀌지 않기 때문에 매번 사용하는 어휘가 일정하고, 발음이 좋은 편이라서 알아듣기 쉽다. 또한 기본적으로 높임말을 사용해서 까다로운 일본어의 경어를 비교적 수월하고 즐겁게 익힐 수 있다.
2. setakara DIY channel
"부부가 헌 집을 DIY 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하는 채널"
가장 최근에 알게 된 채널이다. 완전히 방치된 목조 주택을 구입해 부부 둘이서 DIY 하는 영상이 올라온다.
작업 1일 차~28일 차를 정리해 보여주는 영상이 소위 "알고리즘"을 타서 최근에 구독자가 크게 늘었다. 나도 이 영상으로 채널을 알게 된 구독자다.
이 부부의 마인드는 정말 본받을만하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 대부분이며 원하는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으면서도, "일단 해 본다"를 모토로 삼고 일단 시도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그리고 실제로 완성된 모습을 보면, 처음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듯이 어떻게든 꼼꼼하고 깔끔하게 작업되어 있다.
"일단 해 본다."
완벽주의로 괴로워하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준 문장이다.
3. ふぉじょれお P
"온라인 서바이벌 게임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플레이의 진수를 보여주는 채널"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는 한정된 맵에서 살인귀를 피해 4명의 생존자가 탈출하는 게임인데, 몹시 궁금했지만 어둡고 잔인한 분위기의 게임이라 직접 하기엔 무서웠다. 그 찰나에 우연히 알게 된 채널이다.
나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잘 못하는 편이다. 따라서 실력이 필요한 게임의 경우 직접 플레이하기보단 잘하는 사람의 영상을 보며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채널의 게임 영상은 7년 전 나의 이러한 욕구를 완벽히 채워주었다.
게임 특성상 본인이 희생하면 다른 생존자들이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나였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생존보다는 내가 사는 것을 우선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채널은 달랐다. 이 사람은, 자진해 거리낌 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플레이를 기본으로 한다. 물론 게임 실력도 출중해서 플레이 영상을 보고 있으면 아주 재미있다.
7년 전에 한창 재밌게 보다가 존재 자체도 잊고 있던 채널인데, 몇 달 전 우연히 생각나 다시 보기 시작했다. 종종 유튜브 생방송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며 시청자들과 소통하기도 한다. 이 채널의 영상을 볼 때마다,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 배울 점이라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