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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아 고마워

따뜻한 밥 한 끼

by 미소천사맘

몸이 아프기 시작한 뒤, 친구들과의 만남은 부쩍 줄었다.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나가 웃고 떠들던 시간이

이제는 컨디션을 살피며 조심스레 계획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비교적 통증이 덜한 날이 있었다.

오랜만에 친구 집에 놀러 갔고, 친구는 반가운 얼굴로 나를 맞이하며

“몸에 좋으라고” 정성껏 점심을 차려주었다.

따뜻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가 어우러지자,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동안 멀어졌던 일상 속의 온기가 다시 스며드는 듯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 시간이 지나자 몸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허리를 곧게 펴기도 힘들고, 얼굴에는 점점 힘이 빠졌다.

결국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자리를 정리하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집으로 오는 길, 마음이 무거웠다.

더 이야기하고, 더 웃고 싶었는데

아픈 몸이 자꾸만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친구가 만들어준 따뜻한 한 끼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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