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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아 고마워

똥 냄새나요

by 미소천사맘




통증을 줄이려 먹는 약과 주사 때문에 나는 매번 구역질과 구토에 시달렸다. 통제할 수 없는 몸의 반응은 나를 점점 지치게 했다. 병원 복도를 걷던 어느 날, 지나가던 사람이 말했다.


“똥냄새나요.”


그 말은 사실이라 더 아프게 꽂혔다. 오래 약을 먹느라 몸이 지쳐 있었고,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냄새는 나를 따라붙었다. 선택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일로 상처를 받자, 나는 순간 작아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몸에서 독이 빠져나오는 것도 치유의 과정이라는 것을. 누군가의 말이 나의 전부를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아프면서도 버티는 나 자신을 조금씩 인정하게 되었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이전보다 단단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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