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불을 소재로 다룬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2018)>를 봤다. 2013년 6월 28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
19명의 소방관이 애리조나주 야넬힐 초대형 산불을 막기 위해 출동했다. 최정예 소방관인 '핫샷 멤버'가 출동해서 산불을 막기 위해 맞불을 붙여 불을 끄거나 바람의 방향을 이용하는 방법을 통해 산불을 끄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모든 탈출로가 차단되고 마지막 방어 지를 준비하며 몸을 엎드려 산불이 지나가길 기도했지만 19명이 모두 사망했다.
'핫샷팀'의 업무는 목숨을 걸고 위험한 순간에서 불과 맞서 모습에서 눈물이 났다. 영화를 보며 2023년 4월 11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강릉 산불이 떠올랐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불은 최근 10년간 3~5월 봄철이 전체 산불의 56%을 차지할 만큼 빈번히 발생한다. 봄철에는 편서풍이 자주 부는데 역전층과 백두대간 사이의 좁은 통로를 지나가며 고온 건조해지고, 바람이 강해지는 현상이 자주 생긴다. 강풍을 타고 비화가 날아다니며 불길이 빨리 번지기 쉽고 봄철에 발생하는 불은 대형산불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2023년 4월 11일 오전 8시 30분쯤 낙곡동 야산에서 전선 단락으로 불이 나 경포 일대로 번졌다. 바람도 태풍급 강풍으로 불었고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 산림 피해는 약 120헥타르가 소실되었고 550명이 넘는 이재민과 274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만큼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산불이었다.
올해 상황은 어떨까. 지난 4월 26일 경상북도 봉화군 석평리 야산에서 불이 났었다. 4월 한 달만 6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10년간 567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청 산불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입산자 실화가 33%로 가장 많았다. 소각 산불은 25%, 담뱃불 실화 6%, 건축물 화재 전이 6% 순이다.
최근 연중 고온 현상과 낮은 강수량, 건조일 수 증가로 연중 산불이 자주 발생하기에 산불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대책 네 가지
첫째, 산불은 소각 산불에 의해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 쓰레기 소각을 금지해야 한다. 논과 밭에 영농 폐기물 소각이 농사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 논과 밭에서 소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화재라고 출동하면 신고하지 않은 채 논과 밭에서 소각 행위로 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허가받지 않고 불을 놓으면 산림 100미터 이내 지역에서는 소각 행위가 전면 금지됐고 고의로 산불을 발생하게 되면 최고 15년 이하 징역, 과실로 산불 발생 때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 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된다. 개인의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산불이 일어나고 소중한 산림과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둘째, 산에 오를 때는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고 입산 가능 구역이라도 라이터, 버너 등 인화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산에 오르면 고기를 구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담배를 피우거나 취사용 화기 물을 사용하여 음식을 먹다가 바람이 불면 화재 발생의 위험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셋째, 효율적인 산불진화대와 기술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실전 중심의 산불 진화 훈련과 소화를 위한 물 확보에서부터 첨단장비 활용, 산불 모니터링, 미국과 유럽과 같은 핫샷팀처럼 잘 훈련된 산불 예방·진화팀 육성 또한 중요한 과제다.
넷째, 산불에 강한 숲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산림 대부분은 소나무,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림이 많다. 활엽수와 달리 겨울과 봄에 가지에 잎이 붙어 있고 지표층에서만 타던 산불이 나무 윗부분까지 옮겨 붙고 확산해 산불이 난다.
또한 소나무의 잎과 줄기에는 불에 잘 타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기에 수분을 함유하는 활엽수를 심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여러 수종과 다양한 크기의 나무들이 어울려 자라도록 나무를 심는다면 대형산불 예방에는 좋다. 또한 지역 언론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산불 예방 캠페인을 하고 학교와 지자체와 연계하여 산불교육 시행하여 산림을 보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