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삶의 주체
고립 친구들과 진행된 인터뷰의 목적은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을 무엇인지 확인해야 이에 적합한 지원이 가능하다.
고립 친구들이 원하는 것은 다양하다. 멘토, 전문적인 상담, 의료지원 서비스, 관련 공동체 형성 및 활성화, 사회적 활동을 위한 참여 지원, 일자리 연계 등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은둔형 외톨이라고 새롭게 무언가를 만드는 지원방안이 아니었다.
고립 친구들은 고립의 삶을 적극적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통상 고립의 삶은 소극적으로 회피하는 유형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들은 본인의 삶에 적극적으로 직면하였다. 삶의 무게와 문제를 홀로 극복하기 위해 시간을 두고 책임지려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을 기피하지만 본인을 외면하지 않았고, 관계에 거리를 두지만 내면에 맞닥뜨렸다.
고립 삶의 형태는 보통의 이들과 다르다. 물론 보통의 기준이 무엇인지 논쟁적이지만, 통상 홀로 6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물리적·심리적 은둔을 살아가기란 쉬운 선택이 아니다. 요즘 이러한 유형의 삶들이 많아지면서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고립의 삶이 보통의 범주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요즘의 시대에 맞지 않는 삶의 형태를 본인이 설정하고 따른 것이다. 즉, 이들은 주체적인 삶의 형태 중 하나로 고립을 선택하였다.
그러므로 은둔형 외톨이들에게 지원이 필요한 방안은 이들을 적극적인 삶의 주체로 인정할 때 효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은둔형 외톨이는 정신적인 고립의 상태가 지속하기 때문에 적절한 상담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하는 몇몇 전문가들이 있다. 상담은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은둔형 외톨이들에게 상담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고립 친구들은 상담이 분명 도움이 되지만, 고립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상담은 불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들은 내가 필요할 때 상담이 효과적이지, 가족이나 친구, 지인 등이 제안하지만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상담은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들은 주체적으로 본인이 필요한 상담과 같은 지원책을 선택할 때 효력이 나타난다고 말하였다.
힘들어진 상황에서 본인을 보호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고립 친구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홀로 동굴 속으로 들어간 듯하다. 인간은 누구나 주체를 가진 고급 존재이다. 은둔형 외톨이들이 얼핏 보기에 소극적이며 회피적 일지 몰라도 이들의 삶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적극적으로 본인 삶의 형태를 선택한 흔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