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와 ESG 4

ESG에 관한 다양한 의견

  사회복지계에서 ESG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올해 여러 기관에서 사회복지의 ESG 경영 적용과 관련해서 토론회가 열렸다. 주로 민간기업에서 다루었던 ESG를 비영리기관 중의 대표 격인 사회복지기관에서 주목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기관에서도 지난 8월에 사회복지기관의 ESG 경영 실천 토론회가 열렸다. 나는 토론자로 참가하였다. 아쉽게도 온라인을 열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진행하였으나, 사회복지 현장에서 주요 이슈 중의 하나이기에 많은 사람이 참석하였다.

  사회복지 영역에서 ESG는 과연 어떠한 함의가 있을까? ESG는 사회복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사회복지의 가치를 ESG가 품고 있고 민간기업에서 ESG를 실천한다는 의미는 어쩌면 기업에서 사회복지를 실천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음은 사회복지와 ESG와 관련된 내용이다.

1) 사회복지는 이미 ESG를 실천하고 있다.

  ESG가 발전된 근원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다. 여러 학자나 세계 주요 기관들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과 발전을 위해서 이익만 추가하기보다는 사회의 발전을 고려한 사회적 가치의 실천을 내세웠다.

  사회복지기관은 법적으로 사회적 가치의 실천을 우선으로 하는 기관이다. 지역의 복지 욕구를 대상자에 적합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러한 실천은 ESG에서 언급하는 사회적 가치의 실천 방향 중 하나이다.

사회복지기관에서 논의되어 왔던 윤리경영 역시 ESG의 거버넌스에 포함된다. 그리고 환경사회복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ESG의 환경도 고려한다.

  사회복지영역에서 이미 ESG를 실천하고 있다. 이걸 잘 포장한다면 ESG의 선도주자는 사회복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민간기업에서 할 수 없는 ESG의 실천을 사회복지에서 심도 있게 펼칠 수 있다.

  민간기업에서 실천하는 ESG 경영은 제한적이다. 만약 기업에서 영업이익이 적자라면, 이들이 ESG를 실천할 수 있을까? 최근 탄소 중립의 비용이 많이 들어 일부 유럽 국가에서 이를 유예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기업 역시 ESG 경영의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소모된다면, 이들은 ESG 경영을 중단할 수 있다.

  사회복지기관은 민간기업과 다르다. ESG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실천을 요구받을 뿐이다. 사회복지는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지역만의 ESG 실천이 가능하다. 주민 조직화가 잘 되어 있는 지역은 지역주민이 ESG를 실천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기관에서 장을 마련할 수 있다.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여 사회복지기관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에 적합한 환경, 사회적 가치, 거버넌스 등이 도출될 수 있다.     

3) 세련된 사회복지의 실천을 고민한다면 ESG를 통할 수밖에 없다.

  ESG의 실천은 사회복지기관에 도전적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에 다양한 가치를 실천하는 주문이 나오는데, ESG가 대표적이다. 민간에서 ESG를 잘 실천하면 사회복지기관의 역할을 민간기업에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민간기업은 진정한 ESG의 실천을 담보하고 지속할 수 없다. 어쩌면 민간기업에서 ESG의 실천은 좋은 시절에만 가능한 이상적인 가치다.

  ESG의 실천은 기관의 운영과 사업의 진행 방향에 대한 나침반의 역할을 해준다. 법적으로 지지받아 온 사회적 가치의 실천을 강화하고, 기관 내외부의 환경문제를 고려한 경영과 사업의 방향성을 제고하며, 여러 이해관계자와 민주적인 협력과 소통을 요구한다. 이러한 가치를 부정적으로 내세우지는 못할 것이다.

  세련된 사회복지의 실천은 위치한 지역과 기관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이다. 사회복지기관은 ESG 가치가 지향하는 실천을 모두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과 기관의 특성에 맞는 ESG의 실천이 필요하다. 풀어보면, 환경문제가 대두되거나 관심이 있는 곳은 E를, 사회적 가치의 실천이 요구되는 곳에서는 S를,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이나 조직 운영, 경영 등의 초점이 되는 곳은 G에 초점을 두고 실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