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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랑 Jan 25. 2024

창춘을 죽음의 도시로 만들라

<해방의 비극> 프랑크 디쾨터



내가 중국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중학생 때 위화 작가의 <인생(살아간다는 것)>을 읽고나서이다. 국공내전,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의 역경을 겪는 소시민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교과서에서 배웠던 중국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어서 꽤나 충격을 먹었다.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던 나머지 성인이 되어서도 재독을 했고 중국 근현대사 인터넷 강의를 3만 원 정도 주고 본 적도 있다. 심지어 ‘독재자‘ 마오쩌둥에 관심이 생겨 나무위키도 1 회독을 했었다. (완독 하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되게 많은 일을 저지르셨다.)  정독하다 각주에 달린 필립 쇼트가 쓴 마오의 전기인 <마오쩌둥 1>을 읽었다가 심각하게 재미없음을 느끼고 그만두었다. 그러다 발견한 프랑크 디쾨터의 인민 3부작. 이건 재미있어서 2부 마오의 대기근까지 읽었다. 3부까지는 힘들어서 못 읽겠더라. 난 3부작이랑 안 맞는 거 같다. 도끼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2부까지 읽다 말았다.






이 책은 마오의 족적이 담긴 중국의 현대사를 서술한 책이다. 인민 3부작 중 1편인 <해방의 비극>은 국공내전부터 대약진 운동 전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에피소드. 지금 바로 시작한다.




창춘포위전


창춘포위전



" 인육 1kg당 1.4달러 "





중국의 제2차 국공내전 중 창춘의 암시장에서 인육 거래가 성행했다고 한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1948년 공산당은 중화민국의 지역 본부였던 창춘을 5개월 동안 포위했다. 공산당의 포위 작전으로 국민당 수비대는 물론이고 무고한 50만의 창춘 시민이 굶고 16만 명이 아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식량이 모두 바닥나 시민들이 창춘을 탈출하려는 순간 공산당의 국민해방군이 총알 세례를 퍼부었다. 성 안에 있으면 굶어 죽고 밖으로 나가면 총에 맞아 죽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그들은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바로 ‘식인’이다.



배고픔이라는 원초적 결핍이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들을 소멸시키고 짐승처럼 본능에 충실하도록 사람들을 광기에 밀어 넣은 것이다. 그러나 동료와 주민으로 배를 채우고 살아남았다고 한들 무엇이 의미가 있는가. 과연 살아남은 것이 맞기는 한가? 정신적으로서 인격의 맥박이 정지된 상태임에 틀림없다.



공산당 동북군 사령관 린뱌오의 창춘을 죽음의 도시로 만드는 전략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어느 누구도 살아있지 않은 지구상의 가장 고통스러운 지옥을 만들어버렸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되는 참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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