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결 Feb 09. 2024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세상

상대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느껴지는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것은 항상 '고쳐야 할 문제'인 걸까? 갈등을 피한다던지 하는 몇몇 상황에서는 의도적으로 솔직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감정에 솔직한 것'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구분해 두자.


1. 감정에 솔직한 것

일단, 감정에 솔직하다는 건 뭘까? 무언가가 느껴질 때, 일단 거부하지 않고 잘 이해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느끼는 것을 거부하려고 하게 될까? 여러 이유로 감당하기 버거워서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감정에 솔직해서 얻는 건 뭘까? 마음에 쌓이는 게 없다. 또한 내 존재에 대한 강해진 신뢰와 함께 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렇게 수용한 후에는 각자 나름의 방식들로 소화한다. 스스로 떠오른 감정이나 추상적인 대상에 대한 감정등은 차치하고, 여기서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자.


2. 사람 간에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우리는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지내면서 생기는 모든 감정을 표현하고 살지는 않는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면, 상대가 내 감정을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대한 정도에 따라 솔직함의 정도 또한 달라지는 것 같다. 성격에 따라서도 그 정도가 다른 듯 보인다. 차라리 감추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에는 감춰버리기도 한다. 사회가 유지되려면 표현이 조절되어야 하는 것일까? 과연 이는 필수불가결일까?


태어나기를 다르게 태어나고,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모두가 서로의 감정을 수용하고 반영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간인 한, 같은 사회에 살아가는 구성원인 한 어느 정도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생명의 탄생 이래로 40 억년 간 정교한 진화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수많은 생물 중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이니까.


비록 누군가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는 경우가 오더라도, 그런 생각마저도 표현을 함으로써 서로를 확인할 수 있다. 외적으로 변하는 것은 없을지라도, 서로를 하나의 인격으로서 존중하는 결과를 낳을 테니까. "그래,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하지만 네 상황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  이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삶의 소통방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구태여 이렇게 하지 않을 때 더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그 안에 포함되지 못할 것이다.




너무 솔직하면 세상 살기 힘들다는 말이 있지만, 타인이라고 해서 크게 나와 다를 것은 없다. 모두가 자신을 충분히 바라보고, 서로 그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를 살피다 보면 더 다채롭고 자유로운 삶이 모두에게 찾아올 거라 믿는다. 나는 그런 세상이 좋다.

작가의 이전글 다언어자의 속사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