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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Sep 19. 2023

비움과 채움

체중관리를 시작한 지 3개월 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드디어 4kg이 줄었다. 닭가슴살과 삶은 계란, 신선한 야채와 과일로 식단조절을 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했다. 처음 한 달간은 열심히였다. 노력한 만큼 몸무게도 줄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째가 되니 이 모든 것들이 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법을 바꿔보았다. 닭가슴살을 삶는 대신 고기나 계란, 두부가 들어간 요리를 하고 채소 위주로 반찬을 차렸다. 간식으로는 과자와 빵대신 과일이나 요구르트에 견과류를 넣어먹었다.



생활 속의 작은 변화였지만 내 몸은 그 이상으로 달라졌다. 그동안 체중만 빠진 게 아니었다. 밀가루와 튀긴 음식을 줄이니 자연스레 소화력이 좋아졌다. 소화력이 좋아지니 장도 건강해졌는지 변비와 설사가 없어졌다. 가벼워진 몸무게만큼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기분이다. 사람의 대장은 제2의 뇌라고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이클 거숀은 행복호르몬이라고 알려진 세로토닌의 95% 이상이 대장에서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만큼 장이 건강하면 우울증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쩌면 행복은 비움에서부터 시작되는 줄도 모른다. 냉장고를 열면 각종 인스턴트 음식들이 넘쳐난다. 손가락하나만 까딱하면 온갖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런 유혹들 속에서 입이 즐거운 요리 말고 장이 편안할 수 있는 식재료를 찾아 먹는 건 오로지 내 몫이다. 비워야만 채울 수 있다. 해로운 음식을 비우고 건 마음과 행복으로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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