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1시 30분
주은이 와 함께 속초를 가기 위해 시외버스 터미널에 갔다.
1시간 후, 드디어 기다리던 버스에 올랐다.
2년만에 다시 찾아온 속초여행.
들뜬 마음으로 귀에는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고,
꾸벅꾸벅 졸음으로 살포시 감기던 눈.
그러나 버스는 얼마쯤 달렸을까?
어디선가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결국, 버스는 멈췄고 다른 버스로 바꿔타야만 했다.
덕분에 홍천휴게소를 처음 구경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 어느덧 도착한 속초.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직원분인지 내게 다가와 친절히 손을 잡아 주셨다.
그러고 보니 2년 전에도 그랬던 것 같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린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 씨크루즈 호텔로 갔다.
일단 짐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며 계획을 다시 확인해보았다.
첫 번째 일정은 청초호 호수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이었다.
한참 이야기 나누며 걷다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그래서 택시 타고 관광수산시장을 향했다.
택시 기사님께서 추천 해주셨던 순대국 가게로 가
처음으로 아바이 순대와 오징어순대를 시켜 먹었다.
이후 구경을 구석구석 하고, 차도 마시고! 호텔로 돌아와서는
한쪽 구석에 있던 안마 기계에 몸을 맡기고 하루의 피곤함을 달랬다.
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을 먹으러 2층으로 내려갔다.
볶음밥으로 선택했는데 너무나 맛있었다. 따근한 아메리카노 커피까지 든든한 아침이었다.
주은이는 말했다.
"엄마, 안마 한 번 더 받고 가자."
"그럴까?"
우린 장애인 콜택시를 불렀다.
야외에서 족욕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척산족욕공원"으로 향했다.
처음엔 찬물에 발을 담궈보니 신기하면서도,
안에 있는 돌이 너무 아파 공포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엔 뜨거운 곳과 찬물을 왔다 갔다 하다가
건강해질 것만 같은 '생강차'까지 마셨다.
천국은 아마 이런 곳을 말하는 건 아닐까 싶었다.
이후 다시 장애인차를 불러 마지막 코스인 바닷가를 향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배차 앱에 하차한걸로 되어있어 주은이는 바로 전화를 했고,
다시 장애인 차가 도착했다.
다행이란 생각이 들 때,
기사님은 주은이와 이야기 하다 갑자기 화를 내셨다.
"아바이마을이 복잡해서 나올 땐 차를 오래 기다려야 할거에요"
"그렇구나, 그럼 미리 부르고 기다려야겠네요."
"미리 부른다니, 기사 기다리게 할 일 있어요?
10분 이상 기사 기다리게 하면 이용 정지 당하게 돼있어요.
몰라요? 그쪽 지역은 안그래요?"
라며 주은이의 한마디에 오랫동안 화를 내셨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애써 웃으며 내렸다.
우선 식당을 먼저 찾았다.
점심으로 감자 옹심이를 먹고 주은이는 냉면을 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아바이 마을 '간이 해수욕장'으로 갔다.
처음으로 바닷물에 발을 담궈보고,
다가오는 파도를 즐기며 모래에 하트를 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바닷물이 우리 모녀를 질투하는듯,
금방 파도가 다가와 하트를 지워버렸다.
사진도 찍고 아쉬운 바다를 등지며
다시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 시외버스로 왔다.
춘천으로 돌아가기 위함이었다.
시간이 좀 남아 카페에 들어가 페퍼민트를 마시고 차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바로 차에 오르고 춘천으로 왔다.
피곤하지만 너무나 즐거웠던 우리 모녀의 여행길이었다.
무엇보다 족욕을 해서 그런가,
작년에 장애인 콜택시로 인해 사고난 발도 잠잠한 것이 무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