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우연히 발견한 브런치.
내가 읽은 첫 글은
지인분의 일상 이야기였다.
그분은 특수학교 교사셨고,
잘 보이지도 않는 어떤 세계가
마치 자연스럽게도 그려지는 듯한 그 느낌이 내겐 멋졌다.
그리고, 나도 가능할까 하는 욕심이 들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두들겨 보았지만 늘 미역국이었다.
그런데 그 미역국이 결코 싫지만은 않았다. 떨어질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이렇게 하면 될까?' 라는 잔꾀로
51세라는 내 나이만큼 꾸준히 도전했다.
때문에 새롭게 브런치를 도전하시는 분들이
한 번 해봐서 안됐다고
쉽게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도 생긴다.
사실 그때 내가 교통사고 때문에
다리가 자유롭지 않게 되면서
큰 인내와 독기를 얻었고,
꾸준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덕에 6주 진단 치료 과정도 지루하지 않았다.
결국 사고 이후 3개월 만에
그렇게 원했던 합격을 받게 되었고,
막상 되어보니 어떤 글로 시작해야 할지
또다시 막막해졌었다.
그래서 나는 시각장애인으로서 겪는
일상을 표현해 보았다.
글이 하나하나 모이자 또 다른 욕심의 유혹,
바로 매거진이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부담을 덜어내는 방법이기도 했던 것 같다.
이번 10월로 벌써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지 1년이 됐다.
그동안 글을 열심히 모아 두었다가
발행한 글이 38개,
발행을 아직 못 시킨 글까지 하면
아마 50개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매거진에 욕심을 내게 된 거다.
긴 여름 방학 동안 겪어온 나의 일상에
나만의 글 수첩을 만들고 싶었다.
고령화 사회다 외치는 요즘 세상,
병들고 아프면 자식들을 의지하게 되는데
순탄하지 않은 엄마와 아빠의 생활.
나는 그것을 꼼꼼히 기록해 보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치매라도 영감을 사랑해요,'
오로지 아버지를 의지하는 엄마.
잠시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기가 엄마를 찾듯
치매인 엄마의 발길이 분주했었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도 많이 아프다.
엄마에게 다가오는 슬픈 하루하루.
"아버지 나 데려가, 나도 따라갈래"
요양원 바깥을 바라보며 문을 두들기던 엄마의 아버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