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주은이는 할머니 면회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엄마, 이번 주 토요일 할머니 면회 갈까?"
"코로나 환자가 이젠 안 나오나 보네."
"응~맞아 그래서 면회가 가능할 것 같아 이번 주 토요일 오후 3시로 예약할까 해."
"그래, 보고 싶다 할머니. 잘 적응하고는 계실까?"
"아마도 그러겠지."
우리 모녀는 오전에 집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을 때 둘째 오빠가 내게 전화를 했다.
"엄마 면회같이 갈래?
일요일에 가려고 해"
"나 교회 가야 하는데...?"
"교회 끝나고 2시쯤 갈 거야
그니까 같이 가자."
"응, 주은이 랑 말해 볼게 예약 취소도 하고....!"
통화를 듣고 있던 주은이는 괜찮다고 말하며
요양원에 다시 연락 드리는 듯했다.
다음날 아침,
예배를 마치고 점심도 미리 먹고
기다리고 있을 때 오빠가 전화했다.
"내려와."
"응~"
요양원에 도착했을 때,
안에선 엄마 목소리로 가득했다.
무슨 일 이지?
혹시나 학대라도 당하는 건 줄 알고 걱정했는데
면회실에 온 엄마의 모습은
붓기도 빠지고 많이 건강해 보이는 기분이었다.
새로 배운 노래도 해보고,
영상으로 아빠와 통화하자
아버지라는 걸 기억하고
엄마는 너무도 좋아하신다.
그러게, 나랑 있을 때와은 너무도 달라 보여
여러 마음이 들게 한다. 엄마한테는 요양원이 더 도움이 되는 걸까?
그냥 미안한 마음과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엄마를 보낼 때 나는 손을 흔들어 본다.
아니 이젠 덤덤하게
엄마의 뒷모습을 어려워하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친정집에 돌아오는 길,
방문을 열어보니
아빠는 이미 저녁을 드시고
주무시고 있었나 보다.
마당에서 둘째 오빠 부부와
가리비 조개를 구워 먹고 있을 때
아빠에게도 주은이가 챙겨다 드리니
좋아하신 모양이다.
맛있게 드신다나.
나 역시 처음 먹어보는 거지만
너무나 맛있었다.
이런 맛이 세상에 있었구나 하는
신기함도 들었다.
그런 나도 주은이도
참 맛있게 같이 먹을 수 있었다.
나중에 살짝 들은 이야기지만
가격에 그만 놀랬다.
15만 원이나 한다지?
그 덕에 배부르다.
이후 둘째오빠가 집에 데려다 준 덕분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추석은 다가오는데 엄마는 언제쯤 외출이 가능할까?
아빠도 자신의 몸을 주체를 못하면서도
오로지 엄마를 찾고 그리워한다.
그러게, 엄마가 치매만 아니었다면
같이 지내실 수 있으셨을 건데.
그냥 무거운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