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뒹구는 콜라병을 발견하고 대소동을 벌이던 아프리카 원주민 이야기를 다룬영화 "부시맨",
들판을 뛰어다니며 서로 잡히고 도망가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동물들,
끝도 없이 펼쳐진 사막,
숨 막히게 뜨거운 기후,
가뭄과 기근으로 굶주려 죽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넬슨만델라 노벨평화상 수상자....
내 머릿속 아프리카 대륙은 이렇게 호기심과 두려움과 혼돈이 한대 어우러져 TV에서만 접할 수 있는 멀고 먼 상상의 땅이었다. 아프리카 여행을 지인들에게 말할 때 모두들 다소 놀란 듯 "정말? 아프리카?"를 되물어보며 쳐다보곤 한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북단에 위치한 모로코... 아프리카의 단편적인 정보와 무지에 갇혀있던 나는 그렇게 아프리카와 첫인사를 하였다.
"Hello Africa"
"Hello Morocco"
아프리카 대륙 북단에 위치한 모로코는 튀니지와 함께 프랑스의 식민 지배하에 있던 나라였다. 프랑스 지배의 영향으로 건축물이나 음식 문화가 중앙아프리카나 남아프리카에 비해 사뭇 다른, 상당히 유럽화 되어있고 서구의 현대 문물의 영향으로 도시들이 타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어느 정도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국가의 주요 수입원 중 외국인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보니 정부 주도 하에 도시정비와 관광 관련 시설도 잘 갖추어진 편이다. 이런 요인들이 아프리카에 대한 내 머릿속의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모로코로 비즈니스차 가족들과 삶의 터전을 옮긴 20년 지기 친구의 엄청난 모로코 자랑과 여행 권유에 그 나라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더 해 갔다. 몇 번의 고민과 생각 후에 비행기 티켓을 사버렸다. 오랜만에 맘먹고 떠나는 여행에 멋진 계기와 이유가 있는 것도 좋지만 때론 준비와 고민이 너무 길면 모든 일이 아무것도 실천이 안 되었던 기억이 있어 단순하고 짧게 생각하고 모로코 여행을 결정했다. 여행의 마음을 정할 즈음 직장일은 넘치고 넘쳐나 지쳐 있었고 삶의 무게, 우울이 항상 마음 바닥에 깔려 있었다. 모든 여행가들이 다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떠나듯.... 내게도 잠시의 여유와 일상의 탈피가 너무나 간절했다.
나는미국 서북미 워싱턴주 시애틀 근교에 살고 있다. 워싱턴주에서 모로코로 가는 항공편은 프랑스를 거쳐가는 항공편이 나름 가격이나 스케줄이 무난했다. 며칠 전부터 여행가방에 넣을 짐들을 고민하고 최대한 적고 가벼운 짐을 만들어 보고자 했지만 점점 무거워지고 커져가는 여행가방이었다. 다행히 10월 중순의 모로코는 낮 기온 25도 이상 올라가는 여름 날씨여서 두꺼운 옷들이 필요 없이 반팔 위주로 가볍게 가져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떠나는 비행기 여행이라 아이처럼 설레기도 하고 여행가방에 빠진 물건들은 없나 밤늦게까지 마음이 분주했다. 잡다한 세면도구와 옷들, 그리고 여행의 기록을 남기게 될 카메라와 그 액세서리, 잡다한 것들을 메모할 노트 등도 꼼꼼히 확인하고 챙긴다. 요즘은 스마트폰의 사진이 워낙 잘 나와 스마트폰과 동영상 촬영 시 스마트폰을 마운트 할 짐벌만 추가적으로 가져가려 했으나 역시나 뭔가 아쉬움이 밀려온다. 사소한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자 오래된 dslr카메라는 과감하게 제외하기로 맘먹었지만 결국 막판에 나의 오랜 친구 Canon 5d mark ii와 50mm 단렌즈도 여행 짐에 합류시킨다.
현지에서의 조금이라도 실수와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짐들을 넣었다 뺏다를 반복, 정말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현지에서 대충 조달하기로 나 스스로와 합의를 보고 드디어 잠자리에 누웠다. 잠이 오질 않지만 다음날 아침 떠나는 여행을 위해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