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을 벗어나는 방법
우울증을 앓던 당시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사람은 나였다.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내가 나 자신을 믿지 못해 ‘이게 맞는 건가’라고 되묻기를 여러 번이었다. 종국에는 세상과의 단절을 택한 채 이불속에서 파묻혀 지냈다.
우울증을 겪을 당시 ‘내가 지금 정상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끔 만든 여러 포인트가 있었다. 우선 정리정돈이 되질 않는다는 거였다. 사실 원래도 청소에 관심이 없고 정리정돈에 무심한 나지만, 당시에는 쓰레기도 제대로 버리지 않아 겨울인데도 악취가 났다. 물건도 아무 곳에나 던져놔서 나중에는 찾다가 성질이 나서 그냥 새물건을 샀다.
두 번째는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자거나 혹은 너무 적게 자거나 혹은 수면 도중 깬다거나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잠을 충분히 못 자니 다음날 컨디션은 최악을 달렸고 예민함은 배가 됐다. 세 번째는 표정이 없어졌다. 웬만한 일로는 미소가 지어지지 않았고, 그저 머릿속에는 피곤함만 가득했다.
그래도 몇 달간 약을 먹은 덕에 증세는 굉장히 호전됐다. 이후 나는 우울에서 온전히 벗어난 줄 알고 약을 자의로 끊어버렸다. 그러나 이 일을 지금도 꽤 후회한다.
우울증은 재발하기 참 쉬운 병이다. 재발하지 않더라도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종종 찾아온다.
그러나 그만큼 내가 내 감정에 대해 더욱 기민하게 반응하며, 찰나의 우울함을 느끼면 그 감정이 지속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산책을 한다거나 청소기를 돌리는 등 무조건 몸을 움직인다. 감정을 변화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또 일기를 쓰는 방법도 추천한다. 일기를 감정쓰레기통으로 생각하고 써라.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들었던 얘기를 나 자신에게 털어놓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sns를 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sns를 하다 보면 필시 나와 남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 이는 상대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나의 비하인드 장면을 비교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우리는 누구나 사랑받고 있다. 이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