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에 도착한 버스
10년을 넘게 다녔던 회사원 시절,
어느 날부터인가 내가 출퇴근하던 지하철역 옆쪽으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피곤한 아침 출근길에 스쳐 지나가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도 가끔씩 궁금해지곤 했다.
도대체 저게 무슨 줄일까?
그로부터 약 5년 뒤,
내가 그 줄에 서 있었다.
그때 알게 되었다.
그 줄은 쿠팡 물류센터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줄이었다는 걸.
알고 보니 2019년쯤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서울 근교에 쿠팡 물류센터가 새로 완공되었고,
일용직 인력을 조달하기 위해 서울 및 수도권 각지로 쿠팡 셔틀 운행이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계약직 물류사원으로 입사한 지 두 달째.
아직도 출근길 셔틀버스에 오를 때면 마음이 괴롭다.
버스를 탄 사람들은 보통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눈을 붙인다.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모습들.
하지만 나는 가슴속에서 뭔가 올라오는 것을 꾹 참아내기에 바쁘다.
나는 아직도 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나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팀 캡틴'이라고 불리는 공정 관리자가 되고 싶었다.
처음 일용직으로 출근한 물류센터 내 게시판에서 팀 캡틴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다.
자격 요건은 없었다.
경력 무관, 학력 무관, 연령 무관
10년 넘게 중간관리자로 일한 경력이 있으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력서를 낸 다음날 바로 면접 제의가 왔다.
3일 동안의 기간을 거쳐 철저히 준비했다.
면접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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