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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Erika Aug 30. 2023

Chat GPT에게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축복이든 저주든 선택권은 없다


온라인 강의 코스 플랫폼인 Edx을 통해 가을에 개강할 머싱러닝 기초 수업을 등록했다. MIT 공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수업 중 하나다. 당장 지금의 내 직업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이미 세상은 데이터 분석과 프로그래밍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해졌고, 배워둘수록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좋은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의 입학 합격을 받지 않아도 클릭 몇 번이면 집에서건 카페에서건 대단한 교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모자라, 무료이거나 매우 저렴한 경우도 많다. 유튜브만 해도 조던 피터슨(토론토 대학교의 저명한 심리학자)의 강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여러 전문가들이나 기관을 포함해 일반인들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다방면의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부모님 세대엔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스승을 직접 찾아가거나 학교에 입학하고, 엄청난 액수의 교육비를 지불해야만 가능한 이야기였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누군가는 이런 정보의 과잉 때문에 현대인이 점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할 것도 늘어나서, 경쟁이 심화되고 피로감도 늘어난다고 말한다. 대학 진학률이 오르면서 학위는 갈수록 경쟁력이 없어지고, 고생해서 딴 증서나 자격증도 마치 당연한 '디폴트 값'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많다. 사회가 개인에게 기대하는 지식의 '평균' 수준이 올라간달까? 정보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뒤쳐지기 십상이라 정보화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게다가 잘못된 정보가 삽시간에 퍼져 일어나는 사건/사고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니, 이런 면만 보면 정말 요즘 같은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세상'은 축복이기보단 저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발전에는 부작용이 따르니, 과제 해결에 많은 고민을 쏟는 수밖에.


늘 하고자 했던 일에 대한 레퍼런스를 가까운 주변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내겐 요즘 같은 세상에 살고 있음이 무척이나 감사하다. 처음 미국에 가던 때부터 캐나다에 정착하기까지, 수많은 선배와 스승들을 웹 플랫폼에서 만났다. 대부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그들로부터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는가 말이다. 법을 공부하던 유학생 시절에는 학교에서 증거법이나 법률 회계 등 수업을 듣고도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은 유튜브나 웹을 뒤져서 다른 사람들의 강의나 자료들을 찾아보곤 했다. 캐나다 직장생활 5년 차에 접어드는 지금도 각종 변호사들과 법무사들이 모인 온라인 포럼에 참여하고 그들이 무료로 여는 세미나들을 통해 실제 업무에 엄청나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스스로 정보를 찾고 획득하는 쾌감을 다년간 느껴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많이 사라졌다. 물론 이런 배움은 다소 덜 체계적이고, 많은 값을 지불하지도 않기에 한계가 있을지 모른다. 기초부터 차근히 '제대로' 심도 깊게 공부를 시작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새로운 것이 두렵지 않다는 마음 하나를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다.  


얼마나 많은 것을 외우고 있느냐 보다는 필요한 정보에 얼마나 제대로 잘 접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세상이다. 마구잡이로 넘쳐흐르는 정보 속에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확한 정보들을 찾아 취합하고 선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Chat GPT는 물어보는 거의 모든 것에 대답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질문해야 내가 필요한 답을 찾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내는 건 여전히 내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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