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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Erika Dec 06. 2023

캐나다 로펌의 연말은 어떨까

연말엔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


캐나다 로펌의 연말은 업무적으로는 조용해지는 시기다. 개인적으로는 연말에 초대받은 각종 파티에 참석하느라 바빠지는 것과 반대다. 각자 자신의 사무실이나 책상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놓고, 12월 중순부터는 회사에서 연말 파티를 포함한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열린다. 캐나다는 12월 25일과 26일, 크리스마스와 그 다음날도 휴일이라 (박싱데이(Boxing Day), 쇼핑하는 날인데 국가 공휴일(...)이다) 12월의 마지막 주는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로펌들도 많다. 우리 회사의 경우 마지막 주는 비공식적으로 Half Day 만 오픈하는 단축근무를 한다. 이마저도 일을 하지 않으려고 대부분은 휴가를 낸다. 어차피 어디든 다 쉬기 때문에 일을 한다고 해도 업무에 딱히 진전이 없다. (물론 여기서도 한국 회사는 제외. 한국 회사는 일이 없으면 사무실 청소라도 시킨다... ^^;) 


회사에서는 보통 12월 중순 쯤 연말 파티를 연다. 한국으로 치면 회식인데, 1년에 딱 한 번 다 같이 모여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식사 후에는 간단한 게임이나 회사가 준비한 공연/연주회 같은 이벤트를 연다. 올해 우리 회사같은 경우 다음 주부터 연말 Festive 기간이라고 해서 파티 날까지 매일 다른 이벤트가 준비되는데, 월요일엔 카페테리아에 초콜릿 스테이션이 준비되고, 화요일은 못생긴 스웨터 (말그대로 연말에 Ugly Sweater를 입는 문화) 입고 사진찍는 날, 수요일은 오피스 내 보물찾기 게임 (Scavenger hunt) 같은 소소한 이벤트가 열린다. 파티날에는 다같이 Upscale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White Elephant 게임 (쓸데없는 물건을 교환하고 뺏는(...) 게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생각만해도 백인들 사이에서 기가 빨리지만 작년에는 아파서 참석을 하지 않았기에 올해는 꼭 가줘야 될 것 같다. (1년에 한 번도 내향인에겐 괴롭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회사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 과자집 만들기 대회, 클럽을 통으로 빌려 놀게 하기(?), DJ 회사 초청 등과 같은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 노는 거 좋아하는건 국가 불문 똑같다.


올해가 다 끝나가는데 남은 휴가가 아직 꽤 있어서 고민하다가, 올해는 그냥 쓰지 않고 돈으로 받기로 했다. 회사 정책이 바뀌면서 내년부터는 남은 휴가가 돈으로 지급되지 않고 무조건 사용하게 되어서 이 회사에서 휴가를 돈으로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고, 팀원이 12월 중순에 의료 수술 일정이 잡혀 커버를 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실 팀원의 부재중을 커버 하면서도 휴가를 쓸 수 있긴 하지만, 이래저래 휴가를 쓰지 않을 더할나위 없이 좋은 구실 아니겠는가. 


값비싼 연말 성수기에 어디로 휴가를 갈 계획도 없고, 업무적으로도 한가할 시기이니 조용히 한 해를 돌아보고 글도 쓰며 회사에서의 한 해는 마무리 할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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