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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봄 Jun 04. 2024

Fall in

벤 풀밭에 내리는 비, 땅에 떨어지는 단비

비오는 날은 나에겐 참 달갑지 않은 날이었다.

비가 오면 우산도 챙겨야 하고 양말이 젖는 날도 있었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동네어귀에서 하던 놀이를 할수가 없었으니. 

지금 생각 해 보면 비는 내리고 결정하지도 못한채 떨어져야 하고 어디로 떨어질지도 모른채 내려와야 하는데 모두들 환영해 주기는 커녕 우산이나 비옷으로 가리고 있으니 억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오늘은 시편을 읽었다. 솔로몬은 참으로 문해력이 풍부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감동 받았어.

솔로몬의 정직과 옳음은 빠져 나갈 구멍이 없을 정도의 완벽했나봐. 성경이 이리 극찬을 하고 있으니.


요즘 나의 키워드는 '설레임'이다. 성경을 읽을 때도, 기도를 할 때도, 누군가와 교제할 때도 설레이는 포인트가 있다면 그것을 붙들게 된다. 어떠한 이유가 있는 설레임이 아니기에 인간으로서 가질 수 없는 감정이다.

오늘은 '벤 풀위에 내리는 비 같이, 땅을 적시는 소낙비 같이' 구절에 설레였다. 참 필요도 쓸모도 없다고 생각되는 벤 풀위에 조차 비를 내리는 배려와 사랑이 생각이 되었고, 척박한 하고 메마른 땅에 생명수와 같은 소낙비가 한차례 쏴 내림으로 일시의 갈증이 해갈되는 공급함에 설레임이 되었다.


최근에 인생을 살면서 걸어온 걸음 중 미숙하고 어리석었고 우둔했던 걸음들은 영상 편집하듯 보잘 것 없고 필요 없이라 여겨 싹 뚝 자르고 반짝이는 순간들만이 인생인 것 처럼 포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 베인 풀같은 인생의 걸음에 '괜찮아, 너도 그 땐 그게 최선이었잖아, 너가 최선을 다한 걸 알고 있단다'라는 말을 건네듯 비가 상처 연고처럼 나를 감싸준다면 조금은 덜 속상할 것 같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걸 통해서도 배울 수 있고 나의 심지가 좀 더 견고해 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달갑지는 않지만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풀밭에 내리는 비도 It's O.K!!


잿빛회색 건물이 아닌 초원이 바다의 수평선처럼 펼쳐져 있는 곳으로 바람을 쐬러 가고 싶은 마음이 올초부터 가득했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아 혹 들킬까봐 마음이 자기도 모른채 뛰쳐 나올까봐 꽁꽁 빗장을 걸어두었는데 그 또한 나 위주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초원 보고 싶은 생각이 뭐가 그리 잘못이겠냐마는 적어도 나 위주의 생각이었고 그건 교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 즐기고 싶은 마음이 필요한 땅에 떨어지는 단비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변하고 있다. 설레는 마음안에서.....


앞으로의 인생길에도 여전히 updown이 있겠지마는 그때마다 비가 필요한 곳에 정확히 떨어지듯 하나님께 Fall in하는 나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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