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평안하길 바라
친구가 엉엉 울었다.
슬픔과 억울함과 분노, 외로움이 켜켜이 쌓인 오랜 시간 참다 참다 터져 나온 그 눈물을 보고 미안했다. 더 일찍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더 일찍 손내밀었어야 했는데. 요즘 별일 없이 평안하다고 사소한 기도거리로 기도하던 내가 떠오르며 마음 한켠이 쓰렸다. 그냥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내가 생각하는 무게보다 훨씬 더 무거웠구나. 이제라도 터져 나온 친구의 눈물이 다행스럽고 고마웠다.
누군가는 친구의 손을 잡아주고, 또 누군가는 같이 눈물을 글썽였다. 그렇게 묵묵히 들어주고 또 해결책을 찾아 고민하기도 하며 우린 각자의 모양대로 친구의 눈물에 열심이었다. 모나고 뾰족뾰족해진 말들을 하는 것을 보니 그간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투명하게 비춰져서 더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이렇게 나눠줘서 고맙다고. 어떤 방법으로든 너의 감정을 터트려줘서 다행이라고.
또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가면 어쩌면 친구의 눈물을 금방 잊을 수도 있다. 다들 각자의 삶의 문제를 짊어지느라 마음 쓰지 못한 날들이 흘러가기도 하겠지. 그래도 삶의 순간순간 너를 향한 기도를 한 줄 덧붙일 수 있는 우리이길. 너의 마음을 보여준 귀한 오늘을 잊지 않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귀 기울이며 사는 우리이길. 상황이 바뀌진 않아도 너의 마음에 평안이 깃들기를 기도해. 네가 언제든 감정을 터놓아도 되는 낮은 동산이 되길 바라며. 네가 가득 찬 기쁨으로 다시 서는 그날까지 우리가 언제든 네가 기대어 설 수 있는 작은 울타리가 되어줄게.
언제나 너를 기대하고 소망하고 응원해.
온 마음 담아.
* 사진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