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나 Nov 22. 2023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이를 낳겠냐는 질문에

무슨 대답이 듣고 싶으세요

애 엄마적 시점에서 지나칠 수 없었던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과거로 돌아가면 아이 낳으실 거예요?


댓글로 확인되는 분위기는 대략 이렇다.


긍정 편

당연하다! 무조건 낳는다. 결혼도 더 일찍 하고 싶다. (행복주의자)

셋이라 힘들지만 한 명은 낳을 것이다. (현실주의자)

아이는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 (다섯 살 엄마)


부정 편

아니요. 결혼도 안 할 건데요. (결혼에 대한 부정)

안 낳아요. (단호박)

남편 다시 마주칠까 싶어 돌로 태어날래요. (인간 세계 자체를 거부)


끝날 줄 모르고 올라오는 댓글을 조용히 중단해 준  마지막 댓글은 이랬다.


아이 사춘기 겪어 보지 않은 분 댓글 자제 요망.

    그 밑 대댓글

       아이 입시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댓글 자제 요망.


육아 선배들의 한두 마디에 절로 숙여해 진다.


주변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종종 언급되는 주제다.

과거로 돌아가면 아이를 낳을 것인지 그 보다 먼저 결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난 미혼이었을 때 한 명만 나아 키워야지 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둘은 키워야지, 셋까지도 나아 키울 줄 알았다고 하면 듣는 이들이 놀란다.

과거의 내가 그랬다는 겁니다.^^


친동생이 자녀 계획으로 고민한다면 "한 명 정도는 낳아 키워봐. 다방면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려."라는 말 정도는 해주고 싶다. 그 세상이 헬게이트인지 헤븐인지 직접 경험해 볼 것을 권하는 입장에서 말이다.


저런 질문에 아무렇지 않게 "아이를 낳아야 진짜 어른이 되죠."라는 대답도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는 대답일 수 있을텐데. 딩크를 결정한 사람들은 그럼 진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란 소리인가.


나 역시 궁금하다.

지금은 아이가 주는 행복의 깊이를 알고 있으니 한 명은 낳는다고 대답할 텐데 아이가 없었다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30대를 살았더라면 지금과 많이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


누군가가 내 목숨보다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진 못했겠지.

연애 시절 밀당과는 비교 불가인 아이로 인한 내 감정의 롤러코스터도 몰랐을 테고.


누군가는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와 압박감이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는데 나는 9년밖에 안된 엄마여서인지 크게 부담스러운 무게와 압박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질문이 반대로 아이에게 간다면 아이가 엄마를 바꾸고 싶다고 할까 두렵기도 하다.


여러분, 우리 쉽게 쉽게 키워요.


이래놓고 나중에 아이의 사춘기와 엄마의 가출이란 제목으로 눈물 훔치며 브런치 글 작성이나 안하면 다행이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