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cm이 넘는 키에 발이 편한 것을 중요하게 여겨 늘 단화만 신던 나에겐 6cm 굽이 킬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 다 신는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멋지게 워킹해보고 싶어 호기롭게 6cm 굽의 구두를 신은 날, 한 걸음 한 걸음을 신중하게 내딛지 않으면 금세 발목을 접지러버릴 순간들을 경험하고 그 뒤로는 굽 있는 구두는 신지 않게 되었다. 반면에 거의 매일 신는 운동화는 스니커즈, 러닝화 등 각 용도별로 구비해 두었다. 색깔과 디자인뿐 아니라 쿠션감과 앞코 모양에 따라 나에게 편한 운동화를 알고 신게 된다.
컴퓨터와 씨름하는 직장인이라면 기본 8시간은 마우스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 손목과 손가락이 아팠던 터라 고민하다 인체공학 마우스를 쓰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해서 구입했다. 그런데 이번엔 어깨가 결리며 아프다. 내가 잘못 사용하는 것인지 점검하고자 상품 상세설명서의 설명과 사용 모델 사진까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별 다름을 발견하지 못했다. 비싸게 준 마우스라 내가 사용방법이 잘 못 되었을 것이라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일 어깨가 아픈 채 마우스를 쓰고 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신발과 물건은 되려 나를 아프고 불편하게 했다. 나에게 맞는 물건,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나를 더 편안하게 해 주고 나를 잘 표현해 준다. 나의 단점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보다 내가 잘하는 것을 알고 그것이 더 부각되도록 하기. 퍼스널브랜딩도 이와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