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가 되면 따로 재우세요. 분리 수면의 시기에 정답은 없습니다(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서천석)
잠잘 때 서로 뒤척이면 불편하니까 서서히 수면독립하세요(우리 동네 소아과 의사 선생님)
우리는 10여 년 같이 잤다. 중간에 몇 번 시도하려다 외국과 한국을 오가는 통에 시기를 놓쳤다.
여하튼 양쪽 어깨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신기하다. 밤마다 팔이 심하게 저리거나 뻐근한 고통이 느껴지면 잠에서 깨 팔을 뺐다.
팔 베개를 해주면 아이의 쌔근쌔근한 숨소리를 들을 수 있고, 부드러운 볼에 내 볼을 비빌 수도 있고, 내 아이의 냄새를 맡을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이 천사같이 자는 아이와 함께 잘 때 이루어진다.
잠을 깨 아이를 보면서 울먹이며 반성도 하고, 혼자서 중얼중얼 사랑고백도 해본다.
이제는 때가 되었나 보다.
아이는 아직 완전한 독립에 대해서 부담스럽다고 한다.
혼나고 심통 내면서 혼자 잠들 때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 걸 보면 아직은 나의 팔베개가 필요하다.
다음 달부터 혼자서 자보겠다고 유예를 두면서 사정한다.
그런데, 다음 달부터 수면독립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오히려 내가 아쉬움과 허전함이 느껴진다.
요 며칠 잠든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
세월이 참 빠르다 싶고, 뭔가 모를 후회도 남는다.
군대를 가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해서 완전히 독립하는 것도 아닌데,
이 마음이 뭘까?
#사진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