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기도
종종 뇌종양 환우들과 보호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모임에 들어가봅니다.
앞으로가 두려워서일 때도 있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일때도 있고, 아주 가끔은 카페에 글을 쓰기 위해서 일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마음이 아프고, 심장을 옥죄는 듯한 글이 많이 보이더군요.
4개월을 기다린 수술이 2달 더 미루어졌다거나,
당장 다음주가 수술이었는데 외래만 보자거나,
언제로 미뤄질지는 확답할 수 없으나 일단 미뤄진다는 전화통보를 받았다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와 있었습니다.
어쩌면 내 일이 될 지도 모를 글에
마음이 미어지고 손발이 덜덜 떨립니다.
어느 기사든, 댓글이든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 말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특권계층인 의협을 응원하는 쪽이든, 정부를 응원하는 쪽이든 전부 다 마찬가지 입니다. 둘 중 하나가 부러지길 바라는 모양새 입니다.
저는 그 글들을 보며 고민스러워졌습니다.
제가 썼던 글도 '강경'에 보태지는 느낌이라 마음도 영 불편했고요.
이렇게 과열되다 서로의 체면과 자존심에, 더이상 굽히고 싶어도 그럴수 없는지경에 놓여 연일 대치만 하고 있게 될 지 모르니까요.
그럼 그 시간동안 핏방울 맺힌 간절함은 또 암 환자와 보호자들 몫이겠죠…
힘이 없는 사람이란 사실에 입이 씁니다.
프랑스는 아직 밤 입니다.
고요한 시간이니 저는 기도를 하려 합니다. 지금 누군가가 흘릴 눈물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요. 어쩌면 앞으로 제 눈물들이 될 지도 모를 날들을 위함이기도 합니다. 이렇게보니 제 기도 목적의 일부분은 이기적이네요. 이기적인 전 기도도 이기적인가 봅니다.
내일 아침은 조금 나은 기사들이 올라오길 희망해 봅니다. 제발 다들 위험한 강경들은 그만 하고요!
어떤 이념도, 가치도, 사상도 사람들의 목숨만큼 소중하진 않다는걸!! 꼭 싸우고 있는 저 분들이 다들 기억 해 내시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