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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Apr 04. 2024

2일차: SF 장르 및 소재 결정하기.


 단편, 중편, 장편을 분류하는 원고 길이 및 인물의 수와 플롯의 차이   

단편은 A4용지 11매 정도, 중편은 20매 정도 장편은 60매 이상이다. 여러 공모전에서 경장편이라고 불리는 200자 원고지 500가 바로 A4 용지 60매 정도이다. 

매수의 차이는 형식의 차이를 가져온다. 기본기 훈련을 위해서 각 매수 별 인기 형식의 차이를 배워본다. (항상 예외는 있다. 예를 들어 영미권 작가들 아서 C. 클락 같은 유명 과학소설 작가는 단편의 형식에서도 방대한 시간적 공간적 플롯을 구사한다) 

하지만 단편의 호흡에서는 하루에서 7일차의 짧은 시간과 공간적 플롯. 그리고 단촐한 인물 구성을 선호한다. 중편에서는 메인 플롯이 2개 정도이고 인물 구성도 조금 복잡해진다. 

장편은 쉬어가는 장면도 있을 정도로 복잡다단한 세계관이 있을 수 있지만 경장편의 경우 단편의 플롯에서 조금 더 진행된 구조들도 유리하다.    


1) 줄거리 쓰기

10줄 정도의 줄거리를 써보면 내 작품이 단편용인지 장편용인지 보통 답이 나온다. 

줄거리를 쓰는 이유는 과학 메커니즘이 몇 개인지, 인물이 몇 명인지 메시지가 명확하지 알기 위해서다.    


픽사의 글쓰기 법칙을 가져온다.

옛날옛적에

매일매일

그러던 어느날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점진적 갈등 고조 및 반전)

마침내

그날 이후

이 구조로 줄거리를 만든 뒤, 소설 본문을 쓸때는 보통 그러던 어느날부터 시작한다.

인물이 2명 이상이고 플롯이 많으면 장편으로 간다. 

단편에서 과학 메커니즘(시간여행, 평행 우주 등)은 하나로 정리한다. 두 개 이상 넣으면 소재 장악 면에서 힘들 수 있다.

중편 이상에서 과학 메커니즘을 두 개 이상 넣으면 더 어울린다. 


AI 활용 방법: 직접 쓴 줄거리를 AI에게 넣어서 다듬어본다. 줄거리를 쓴다는 것은 소설을 쓰는 것과 다른 재능이다.

2) 로그라인 만들기 ->서브 장르 찾기 

한 줄로 이 소설을 설명해보라. 

AI 활용 방법: 직접 쓴 줄거리를 AI에게 넣어서 로그라인을 만들게 해본다.   


아바타: 

1) 아바타를 정복하러 온 한 전사의 의식이 외계 아바타로 옮겨져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사랑을 찾으며, 진정한 소속감을 갖게된다.

2) 인류의 마지막 희망, 행성 판도라! 이곳을 정복하기 위한 ‘아바타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어떤 것이 더 맞을까? 마케팅용으로는 아래가 맞겠지만 1)이 더 줄거리에 맞을 것이다. 

로그라인에서 동사를 찾아내면 서브 장르를 찾아낼수 있다. 정복하다와 소속감이라는 동사형을 보면 ‘듄’과 비슷하게 요즘 유행하는 식민지 SF 장르이다. 계보를 올라가면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비슷한 톤을 갖고 있다. 

그러면 식민지 SF장르의 플롯과 주의점에 맞춰서 작품 줄거리를 가다듬으면 된다.

AI 활용 방법: 인기 있었던 식민지 SF 및 판타지 장르의 예시를 구하고 그들의 플롯과 공통점을 찾는다.


강의에서는 필자가 직접 만든 식민지 SF 장르 활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업데이트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간단히 밝히자면 

식민지 SF에서는 주로 서로의 관계, 사회 시스템의 비교, 철학, 인간 정신, 과학 발전도 등이 비교되고 갈등한다. 아바타나 듄에서 이런 메시지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의 예를 생각해보면 된다. 

블루 오션 소재이기도 하고 요즘 트렌드이기도 하기에 식민지를 겪었던 우리가 다룰수 있는 매우 좋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과학소설 작가 이윤하도 차기작으로 일제강점기 문화유산 점령에 대한 초능력에 대해 쓰고 있다고 거론한 적이 있다. 한국계 미국인이나 중국계 미국인들이 쓰는 아시아적 요소들은 곧, 영미 시장에서 먹힌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판타지 드라마인 경성 크리쳐에서도 식민지 장르를 꽤 잘 다루었고 글로벌적으로도 인기를 탔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 소재와 잘 쓸 수 있는 글 소재 사이에서. 


식민지 SF 장르가 뜬다고 해서 모두 다 쓰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쓰고 싶은 것과 잘 쓰는 것을 골라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곧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작품과 거리두기   


강의를 하다보면 수강생들의 글에서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재능을 엿본다. 그 중에는 언어의 마술사들(예를 들어, 무겁게 자라고 뜨겁게 죽는다, 라는 식으로 큰 이야기 없이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재능)이 있고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러(해리 포터 식으로 가독성있게 속도감있게 훅훅 읽히는 글을 쓰는 재능) 들이 있다. 

누가 더 옳거나 가치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가볍게 보고 단점을 채우려고 급급하다보면 평범해지는 글들 되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작품은 좋게 말하면 자신의 자식이 아닌가 싶다. 자식은 자식의 운명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썼어도 빛을 발하지 못하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잘 되기도 한다.


나와 작품을 거리를 두고 그를 제대로 키우고 도와주고 세상에서 빛을 발하게 도와주는 것으로 나의 할 일은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와 작품이 동일하다는 생각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작품을 끝내지 못하게 하는 장애가 되지 않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머릿속에서만 자식을 키우지말고 세상에 내놓고 그가 커가는 것을 보는 즐거움을 꼭 느끼길 바란다.    


류츠신의 '삼체'는 단순히 과학 소설로만 머무르지 않고, 중국에서 시작된 작품이 영미권에 소개되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는 과정은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출중한 과학자이자 작가인 류츠신의 독창적인 상상력, 켄 리우에 의한 섬세한 번역 작업, 그리고 중국의 국가적 지원까지,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삼체'는 글로벌한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 드라마 업계에서는 이 방대한 이야기를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재해석하여, 원작의 복잡함 속에서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내용으로 탈바꿈시켰다.   


물론 모두가 삼체같은 방대한 소설을 쓸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운을 기대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에는,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는 이미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상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공간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연마하고, 빠르게 아이디어를 구현하며 창작하는 능력은 누구나가 소통하고 창조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감 있게 나누고, 창작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역량이 될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이라는 자식을 완성해서 낳아보길 기대한다.

다음 차수 예고

* SF 장르별 난이도 목록 소개. 

* SF 서브 장르 별로 창작할 때 특이점 알아보기 

-스페이스오페라, 근미래, 로봇, 복제인간, 시간여행, 평행우주, 무협SF, 외계인, SF코미디, 메타버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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