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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솝이 Sep 14. 2024

네 번째 인터뷰 그리고 또 Rejection.


   지원했던 다른 회사들로부터 받은 수만은 Rejection 메일들이 쌓일 때 즈음 우연히 남편이 한국의 몇몇 회사들로부터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이메일들을 받고 있었다. 나는 이직이 이렇게 어려운데 우리가 한국에 갈 때인 것일까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미국에 온 지 4-5년째 즈음되던 해였는데 나는 아마도 흔히들 말하는 향수병이란 걸 앓고 있었다는 것을 글을 쓰고 있는 요즘 깨닫는다)


나도 한국회사들을 막 찾아보던 중에 한 회사가 내가 원하는 포지션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부랴부랴 지원을 했다. 안 그래도 B2C 제품에서 일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강했었는데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들뜬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지원한 지 하루 뒤 인터뷰를 보지도 못하고 Rejection 이메일을 받았다.


내 포트폴리오가 설명을 잘 못했나? B2C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아니어서 와닿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잠이 도통 오질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길이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도저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Linkedin에서 Hiring manager를 겨우 찾아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다.


일해보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그리고 매니저로부터 나와 인터뷰하고 싶다는 답장을 받았다


답장을 받자마자 기분이 좋았고 메시지를 보낸 내가 그리고 나의 손가락이 참 기특했다. 그렇지만 마음속 어딘가에 계속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걸까?' 하는 마음과 이유 모를 불안감이 꿈틀대는 게 느껴졌는데 애써 모른척했다.

그 이후에 리크루터와 간단하게 줌인터뷰를 진행하고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누었던 이야기는 모두 껄끄러운 점 하나 없이 좋았다. 다만 어딘가 계속 불편했다. 등 허리에 가려운 곳이 있는데 손이 닿지 않아 도통 어디가 가려운지 모르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다음 단계는 과제를 제출하는 것이었는데 과제의 Prompt를 받아보는 순간 한숨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솔직히 과제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주어졌는데 대체 이 시간 안에 어느 정도를 완성해서 보여줘야 하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하나님께 맡기지 않고 내 힘으로 다 하려는 아등바등과 불안감은 콤보를 이루어 내가 만족할만한 과제를 완성하지 못한 채 제출하는 결과를 낳았다. 주어진 일주일 시간 동안 매일 오피스에 나가서 일을 하고 집에 온 뒤 과제를 했는데 그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행복하지 않았다.


결과는 불안한 예상대로 '안타깝게도 ~~~ 되었습니다.' 이메일을 받았다.

이직/구직을 준비하면서 이렇게까지 불안함이라는 마음이 내 가슴에서 요동치는 적은 처음이었다.


10초 정도 펑펑 눈물을 쏟아내곤 후련해져서 한국으로 얼른 가고자 하는 마음을 깨끗하게 접었다. 그리고 남편도 한국 회사로 이직하는 계획에 차질이 있어서 우리는 미국에 당분간 더 거주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번 기회를 통해 배운 것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 "지금 타이밍이 아니란다"라고 말씀하시는 걸 느꼈지만 그때마다 나는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의 그러한 성향도 좋은 쪽으로 바꾸어 주셨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한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셨다.


내가 투두리스트에 적은 계획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어보였지만 후에 뒤돌아보니 나에게 이로웠던 것들은 다 완료표시 되어있었다. 주님은 다 듣고 계셨고 그분의 계획은 늘 완벽했다.


하나님의 계획은 늘 완벽하기에 안돼도 돼도 그분의 계획을 믿고 계속 도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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