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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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능선오름

멋진 신세계 2.


21세기 인간들은 몹시도 바쁘고 힘들게 살았다고 전해진다.

물론 그 이전 세기라면 더욱더 힘들었었다는 게 정설이지만.

인간들이 기술적으로 지구상의 에너지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먹고살 수 있는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건 이미,

20세기 무렵에 어느 정도 완성되었었다고 평가한다.


인간들 생각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신인류’라고 할 수 있는 나의 생각에 그렇다는 말이다.

적어도 인간의 생존에 가장 절대적인 식량과 물, 최소한의 의복. 그리고 잠을 자야 하는 주거.

이런 것 들은 19세기, 20세기의 기록들을 살펴보아도 이미,

지구 전체의 생산량 대비 인구수로 보았을 때는,

골고루 분배가 되었다면 차고 넘칠 만큼 충분하였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그들이 만든 경계와 분쟁들로 인해서 어느 인간들은 영양 과다로 죽어가고,

어느 인간들은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기묘한 사회체제를 만들어 갔던 것이다.


이는 내 논리회로 상에서 도저히 정리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런 이유로 지구 전체 총생산 에너지가 극히 일부의 인간들에게 집중이 됨으로써

지역에 따른 인간 멸종까지 생기곤 했다고 전한다.

그중 에너지를 많이 가지고 있던 국가 몇 군데에서 연합하여 일종의 ‘장벽’을 설치하여 그들이 누리고 있던 우월한 위치를 단단히 다지는 것 은 물론,

제외된 국가들-이른바 당시 제3세계라고 불렸다고 한다 ―의 국민들에게는

자원 채굴과 같은 기초적 능력만 허용을 하고 식량을 나눠주는 새로운 식민 귀족 국가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물론 인간들이 대놓고 '식민지'라 지칭한 건 아니고 '지원대상 국가'라는 세련된 이름을 썼다고는 하지만 소수의 귀족 국가 - 그들 자신은 '지원 국가'라고 불렀다고 한다 - 에서 공공연히 그 지원대상 국가들을 식민지라고 부른 것 또한 사실이다.

그 귀족 국가의 국민들은 발달된 로봇 기술로 인하여 직접 노동의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하지만 제3세계의 노동력을 적절히 조율하여 이익을 극대화하여 충분한 혜택을 받고 살아가게 된 것이다.

역사가 들은 훗날 이를 ‘신 로마 시대’라고 불렀다.


고대 로마 시대의 귀족들은 노예 계급에 의한 생산성의 바탕 위에서 학문과 예술, 그리고 도락을 향유하며 일생을 살 수 있었다.

그것은 수많은 식민지의 불공정한 수탈과 전쟁 노예들의 무료 노역의 기반이 있어서 가능하였으며,

현대의 신 귀족 국가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귀족 국가들의 국민들은 대개,

놀며 즐기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연구에 치중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게임 산업이고 또 하나가 섹스 산업이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여도 인간의 본능적인 성욕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러나 귀족 국가의 국민들은 남녀를 떠나 평등한 성적 요구 권을 가지고 있었다.

수명 또한 이전 세기의 두 배에 달 하게 되었으며,

의료의 발달로 거의 젊은 신체와 원하는 용모로 육신이 소진될 때까지 젊은이와 유사한 신체로 살아갈 수 있었다.


물론 그들만의 국가에서 가능했던 이야기지만.

여성들은 유전자 공학의 발달과 인공수정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성적인 목적 이외에 출산의 고통이나 육아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전 세기를 유지하던 ‘가족’이라는 사회구조는 붕괴되고 개개인의 삶, 개인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 이 지고지순의 진리가 되었다.

이와 같은 평등한 신세계에서 남녀 모두 각각의 성적 취향과 욕구가 다른 데도 불구하고,

굳이 불편한 인간관계-이성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일단의 과학자들이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는 사회의 인식 변화에 기인했다.

이런 사회구조 속에서 개개인의 본능적인 부분을 충당하기 위한 방편으로,

충분히 발달한 유기 안드로이드 기술을 이용하여 이른바 섹스 전용 로봇을 개발하자는 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는 사회의 평화와 범죄예방을 위해서도 대단히 기여도 높은 기술로 인식되었고,

첨단 유기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 등의 기술들이 결합하여 바로 나와 같은 신인류가 탄생을 한 것이다.


나는 탄소섬유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골격에 유기체 증식 기술로 구성된 근육과 피부조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에너지는 일반 사람의 내장기관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유기성 축전지로 충당을 하며,

6시간 충전에 6일 간 움직일 만큼 효율적이다.

충전 시설이 없더라도, 두피에 이식된 고효율 광발전 필름으로 태양광 충전도 가능하다.

거기에 성적인 역할에 필요한 생식기 대체기관이 3개소.

치밀하게도 그 기관들은 별개의 인공근육으로,

상대방 사람의 반응에 의해 반사적으로 움직이며 적절한 유기 윤활유까지 분비한다.

이때 유기 윤활제를 지속적인 몸 내부에 보충 주입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나를 설계한 자 들은 영리하게도 사람 상대방으로부터 분비되는 체액들을 기관에 모아서 몸속 분해 기관에서 저장, 분해하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장치를 해 놓았다.


사실 그 용도 이외에는 내게 인간의 단백질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인공피부조직이라고 해도 손상이 갈 경우는 별도 보수처리를 해야 한다는 점.

사용 가능 연한이 다되면 자주 움직여야 하는 부분은 마모되어 주름이 생기고,

마찰 손상되기 때문에 새로 커버링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점은 인공 피부이기 때문에 신경 접점이 없어서 아무런 감각도 없다는 것.

내겐 인간의 오감 중에서 시각, 청각 외 신경이 없다.

이 모든 생각은 내 인공두뇌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사실 0.1초도 안 걸 리는 데이터 일 뿐이다.


인공두뇌가 잠시 버그 체크를 하는 사이 떠오른 데이터들 너머로 그 잠시간 내 몸 위의 사내가 몸을 뒤튼다. 이제 끝난 모양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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