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장에서 그 유명한 다이슨을 후드려까? 면서 특정 브랜드만 까대기를 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
가격대비 효율이 너무 나쁘고 단기간에 여기저기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데 부속의 문제가 아닌 애초 설계가 안 좋아서 그렇다.
유선 청소기는 코드가 너무 짧아서 영국인들은 이렇게 좁은 데서만 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일본에서 ODM 생산을 하다 보니 평균적으로 좁은 일본 주택에 맞춘 건가 싶기도 하고,
신형은 어떤지 모르나 무게중심이 없어서 방향만 바꿔도 데굴데굴. 이건 대책이 없었으니까.
가볍게 심플하게 가 디자인 슬로건이었는지 무선청소기는 너무 금방 전지가 방전되고,
약간의 비닐 조각만 껴도 그냥 스톱.
머리카락 붙은 먼지를 떼어내려면 결국 원터치 방식의 먼지통 청소? 불가하다.
일부러 손을 집어넣어 떼내야 한다. 비싼데 왜 이래? 싶다.
물론 집청소를 해야 하는 집사이다 보니 그간 다른걸 안 써본 건 아니다.
국내 동굴이, 물걸레가 회전한다는 무선모델 다 써봤다.
딱히 청소가 잘 되는 비교는 안되고, 무겁고 비숫한 문제들이 발생해서 관뒀다.
청소기를 쓰는 이유가 뭔가.
집사가 편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결국 청소기를 청소해야 하는 게 싫었다.
그래서 나름 이것저젓 비교하는데 미국브랜드? 가 하나 눈에 띄었다.
140년 역사? 오오. 미제. 선입견이다.
그러나 ‘미제’에 대한 선입견은 분명 있다.
독일 = 단단하고 튼튼하며 정밀하다. 그 ‘정밀’ 때문에 고장이 나면 수리비가 비싸다. 영국 = 예쁘다. 그리고 불편하다. 옷도 그렇다쳐도 그렇다. 수입차 중 리콜이 많은 차종이 많고, 가격대비 리뷰가 한결같이 나쁘다. 타봤는데, 특별히 고장여부를 모를 정도로 짧게 타서 고장은 모르겠고.
다만 얼굴만 한 사이드미러에 사각지대가 너무 많아서 당황했었다. 프랑스 = 음... 가전제품은 안 써봤지만, 유명한 르 크루제 냄비는 주부들의 손목터널 증후군울 유발할 정도로 무겁다.
하지만 예쁘다.
비싸고 디자인이 좋다. 고가 브랜드 의류나 가방이 그리 합리적인 구조는 아니다.
미국 = 단단하고 튼튼하고 고장이 적다. 무슨 물건이든 투박하고 무겁고 무겁고 무겁다.
대신 2차 대전 때 수통이나 모포를 지금도 사용할 정도로 내구성 탁월하다.
럭셔리도 미국산은 실용적 디자인이 많다.
그래서 미쿡산 비셀 제품은 세 가지를 샀다.
무선/유선 청소기에 물통을 넣으면 물적신 롤러가 돌아가며 바닥에 물을 적시며 동시에 물과 함께 찌꺼기를 빨아들인다.
물론 물 없이도 가능하다.
역시나 미제답게 무겁고 시끄럽다.
근데 뭐, 청소를 하는 집사가 조용조용한 청소기를 찾는다?
공학적으로 전혀 맞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걸레질 효과는 아니지만, 확실히 바닥에 뭔가 떨어져 얼룩진 곳이 잘 닦인다.
게다가 충전지 수명도 길어서 방 4개와 거실 주방 다 닦고도 남아서 발코니나 현관바닥도 청소한다.
유선은 코드길이가 길어서 어 방이니 거실 1개 코드로 가능하다.
물론 이것도 청소기를 수발드는 각오는 해야 한다.
맹물을 넣어도 되지만 제품서령서에서는 지정된 액체청소제를 첨가하는 걸 추천한다.
확실히, 맑던 물통을 꽂았는데 엄청 시커면 구정물을 퇴수통에 모은 걸 보면 집사로서 뭔가 뿌듯하다.
그리고 머리카락들도 퇴수통에 다 들어있어서 그냥 화장실 변기에 구정물을 붓고. 샤워기로 헹궈주면 끝이다,
롤러도 샤워기로 빨아주고 발코니 창가에 놓아서 말려주면 끝.
원래 사용설명서에는 충전 전용 받침대에 꽂고 (트레이처럼 모서리가 올라와있다) 세제+물을 한 컵 붓고 청소기를 가동하면 바닥 롤러 청소가 된다고 나오지만 그게 더 번거로워서.
아무튼 성능은 좋다. 3년 정도 쓰는데 아직 AS 받은 적이 없다.
물을 빨아들일 때 필터도 있는데 닦아 쓰는 방식이다.
가격은 낮지 않다.
그래도 따이슨 보단 덜 사악한데, 기간대비 성능을 보면 그리 비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 자신, 어떤 물건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늘 기간대비 비용으로 계산하는 습관이 있다,
예컨대 가격이 3천,4천만 원짜리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보면,
그 자동차가 10년 후 중고가격이 어떨지를 유추한다.
그러면 조금 보수적으로 잔존가격을 잡고, 10년 간 혹은 20년간 원가격- 잔존가격 / 예상기간 = 월 가격. 여기에 보험료 및 유상보증 기간 경과 후 발생할 유지비를 더하면 월별 자가용 사용가격이 나오니까.
그 예상가격을 지불하고 사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성비가 좋은 거고, 아니라면 가성비가 나쁜 건데 비셀 청소기는 가성비가 훌륭하다.
함께 구매했던 유선청소기와 스팀청소기는 당시 아이가 어려서 이것저것 흘리기도 하고, 아이들이 놀러 오면 엄청난? 만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구입한 것이다.
어느 날 아이들 셋에 집사 3이 딸려왔는데 잠시 집사들이 이야기하는 사이에 아이들이 어디선가 비눗방울 총을 가지고 나와서 거실 가득 비눗방울을 만들었다.
에이.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놀게 놔두자.
결과로 거실 한복판에 비누 물웅덩이가 생겼다.
이럴 때 쓰려고 산거 아닌가 해서 비셀 유선청소기를 꺼냈다.
무선 대비 흡입력도 높고 퇴수탱크 용량도 크니까.
우와....
대책이 없던 물웅덩이를 모조리 빨아들였다.
아이들에 딸려온 집사들이 눈이 휘둥그레할 정도로.
처음에는 몹시 미안해하더니 결과를 보곤 뭐 형은 다 계획이 있구나 한다.
그다음에 스팀청소기로 좍좍 밀어내고 보니 뭐 미루고 미뤄왔던 대청소가 되었다.
그런데....
내가 사보진 않았으나 비셀에서 무선 스팀 청소기가 나오던데.
글쎄. 구조적 특성상 크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유선 스팀은 정말 강력하고, 스팀다리미처럼 품어 나오는 증기로 인해 바닥에 찌든 때도 잘 닦아낸다.
어쩌다 보니 비셀 청소기 홍보맨처럼 되었는데, 어차피 내 돈 내산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다이슨은 좀 너무 심하다.
청소기 업계에 사이클론 효과를 적용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다이슨의 아이디어는 아니고, 일반 생산라인에서 중간중간 폐기물을 빨아들이는 장치를 보곤 몰래 가서 베껴 만든 것이니 은근 모방품이다.
그리고 가격 대비 좀 단점이 많다.
비셀은 그보단 조금 아주 조금 저렴하다.
물론 헤어드라이어는 아직 다이슨 만한 경쟁 제품이 없다.
거의 복사 수준의 샤오미 제품도 사보았는데, 300g이라 700g 다이슨 보단 가볍고 가격도 기존 드라이기와 비슷하다.
다만 바람세기가 다이슨 수준은 아직 아니다.
가벼운 모터가 그 값을 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비교하기를 좋아해서 알리발 차이슨도 사보았는데, 역시나 차이슨일 뿐이다.
일전에 티브이 시사 프로그램에서 중국 거대 공장도시이자 홍콩과 지근거리에 있는 도시 선전 深圳, 한국 한자어로 ‘심천’이라 불리는 곳의 공장 시스템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 청계천, 을지로 권역처럼 온갖 제조 소공장들이 모인 곳인데, 거기서 최신 발매한, 아직 유통이 안된 애플폰을 보여주며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각 단계별 공장을 쫓아다니며 찍은 내용이었다.
딱 2 시간 만에 똑같은, 적어도 로고까지 겉보기에 완벽히 같은 제품이 나왔었다.
나중에 PD 가 내용물 비교를 하니 당연히, 너무나 내용이 다른 저렴하고 가벼운 부속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의 제조비가 애플 오리지널의 1/100 수준이었으니 뭐.
집사의 입장으로 돌아와서.
현재 우리 집에서 가동되는 청소기는 5대 다.
평소 가동 청소기는 두 대. 대기 중인 3대 다.
일상용으로는 삼성 비스포크 스테이션을 쓴다.
먼지봉투 형이고, 비센 대비 덜 닦이지만 충전 스테이션에 올려놓고 청소버튼을 누르면 스테이션에서 모터의 힘으로 먼지봉투에 빨아들이니 손댈게 거의 없다. 물론 일상적인, 먼지 청소만 가능하다.
배터리가 방 4개 청소에 모자라고, 꽤 무겁다.
비셀 무선청소기는 무게가 더 나가지만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어서 굴리는 기분인데 비해 비스포크형은 상중심 형태라 여성들은 살짝 무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먼지봉투는 교체형이라서 유지비가 있고, 역시나 머리카락에 약한 먼지통 구조다.
그럼 왜 비셀은 안 쓰느냐. 물 채우고 버리기가 귀찮아서다.
그래서 비셀 무선청소기는 주말 청소용이다. 유선이나 스팀은 월간 청소용이고.
삼성 비스포크 청소기도 가격대가 무시무시 한건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개인 경험이자 리뷰이니 각자의 공간과 비용과 효율과 청소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내가 아는 분은 온 방바닥을 무조건 롤 타입 테이프 클리너를 쓴다.
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테이프 클리너는 거의 완벽하게 먼지를 제거하긴 한다.
하지만 테이프 클리너, 먼지 집진 봉투 같은 것들은 재사용도 불가하며 모두 소각쓰레기다.
내가 환경론자나 운동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일회용품만 쓰자는 주의라 살짝 거부감이 있다.
청소기에 대한 리뷰는 오늘까지 하고, 다음에는 내가 사용했던 오디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절대 오디오 전문가 아니고 ’ 막귀‘ 다.
게다가 8인치 포병 출신이라 가는 귀도 먹었다.
그런데 오디오를? 감히?
보통 오디오 취미를 가진 분들에게는 정말 무엄한 행위라는 것을 안다.
그냥 나는, 나처럼 막귀가 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가성비가 좋고 효과적인 미니오디오는 뭘까 생각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