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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능선오름 Jul 23. 2024

인테리어, 알려줄게요 4

아파트 인테리어

인테리어, 알려 줄게요 4     


일반적으로 자영업으로 매장을 운영하시거나, 아니면 기업에서 해당 업무를 하는 분들을 제외하면 대개 ‘인테리어’라고 하면 주택, 그중에서도 아파트 내부 공사를 경험하시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런 류의 아파트 인테리어는 여러 가지로 조심할 부분이 많다.

당연한 이야기 지만 거주자 입장에서는 큰 목돈을 들여서 하는 공사이기 때문이다.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환경을 고려하고, 평범한 직장인 으로서는 일생에 단 한 번만 하는 인테리어 일수도 있겠다.

당연히 수많은 자료를 찾으시고, 혹은 인테리어 회사의 제안을 받고 그냥 그대로 진행하는 분들이 많을 거다.

일단 여기서, 전문건설면허 업체인지를 구분하셔야 한다.

뭐 집안의 도배지 좀 바꾸고 바닥재 바꾸고 화장실 고치고 조명 바꾸는데 굳이 ‘전문건설’씩이나? 하실지 모른다.

하지만,

『 종합공사를 시공하는 업종과 그 업종별 업무내용에 해당하는 건설공사로서 1건 공사예정금액이 5천만 원 미만인 건설공사

전문공사를 시공하는 업종, 업종별 업무분야 및 내용에 해당하는 건설공사로서 공사예정금액이 1.5천만 원 미만인 건설공사

다만, 가스시설공사, 철강구조물공사, 삭도설치공사, 승강기설치공사, 철도궤도공사, 난방공사는 제외 』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한 범위다.

즉, 아파트 실내공사비가 1500만 원 이하이면 면허 없이 가능하다.

그래서 보통 동네 아파트 단지 내에 ‘인테리어/싱크대/하수관 뚫어드립니다. 이렇게 붙인 곳들은 다 무면허 업체이다.

그런 사람들이 1500만 원 이상의 공사를 하면 불법이다.

코로나 이후 자재비 폭등, 인건비 상승의 영향으로 요즘 아파트 공사비는 정말 소소하게 마감만 바꿔도 평당 800만 원 이상, 좀 신경 써서 했다면 1000 만원 이상, 디자인 좀 했다고 하면 1500만 원도 나온다.

헌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동네 무허가 업체를 쓸 경우에는 타일공사 따로, 도배공사 따로, 페인트공사 따로, 가구공사 따로, 이런 식으로 공사비를 쪼개어 1500만 원 이하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은 법에 걸린다.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하는 내용은 한 개소에서 적용된 모든 비용을 합산하기 때문이다.     

뭐 문제가 생긴다 해도, 어차피 업자가 처벌받을 것이니 상관없잖아 라는 건축주가 계시다면 오해다.

건축주가 ’ 알고 ‘ 진행하라 시켰다는 증언이 나오면 건축주도 처벌받는다.

이건 민사가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봐주지 않는다.

게다가 겉으로 보이는 비용이 저렴하다고 실제 이윤폭이 그렇지는 않다.

건축주가 ’ 최대한 저렴하게 멋있게 ‘라고 추상적인 주문을 하시면 업자는 자신이 기존에 보유하거나, 거래처 재고 중에 잘 안 나가서 저렴한 물건들을 추천한다.

타일, 벽지, 시트 모두 그렇다.

다른 것들을 보고 싶다면 여기가 기존 거래선이라 곤란하다.

아니면 그 모델은 단종이다 식으로 몰아간다.

그렇게 하면서 자재비를 떨어트려서 실제 이윤을 높인다.

부분적인 공정들도 가능한 자신의 몸으로 때워서 채운다.


그러면 분명 공사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따금 보면 그런 업자 중에서 실내용인지 욕실용인지 석재용인지 외부용 인지도 모르고 마구 실리콘을 쏴대는 경우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경우에 보통 집주인의 선택권은 좁아진다.

이미 자재용 선수금으로 약정 금액의 절반이 나갔을 것이고, 어차피 하는 거 가급적 업자와 분쟁을 일으키기 싫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기초 공사가 끝나면 그때부터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셈이다.

애초의 계약관 무관하게, 자재비가 올랐다는 둥 전문인력 구하기가 어렵다는 둥, 온갖 이유로 나머지 잔금 부분을 최대한 우려낸다.

안 그러면 공사가 중단되고, 입주일이 정해진 건축주는 도리없이 따르는 수밖에.

회사가 아닌 개인업자이기에 더욱 그럴 위험이 많다.     


그런 뉴스를 들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곳은 대체로 아파트 단지 주변 상가지역에 있는 유명 주방가구 브랜드, 혹은 대기업 이름의 프랜차이즈 대리점을 찾는다.

그래도 인지도 높은 기업이니 공사진행도 디자인도 하자보수도 가능하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런데 전부는 아니어도, 대개는 본 사가 가진 전문건설면허를 기준으로 프랜차이즈 대리점이 디자인과 공사를 진행하고, 일정 부분의 로열티를 본사에 지불하는 형태다.

그러므로 만약 대리점이 폐업을 한다 해도 나중에 대기업이 우리는 아니라고 한다면 모호한 법적 분쟁이 되기도 한다.

실제 그런 소송이 있었지만, 모호하게 끝났다.

게다가 해당 모기업의 건축 자재만 사용하게 하거나 특정 업체 자재만을 사용하게 지정하여 선택 폭도 좁다.

생각해 보시면 개인이 대기업을 상대로 하자보증여부 같은 것을 다투는 게 쉽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대기업 주방가구 하자문제

그러면 실내건축 전문건설 면허 업체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법적 책임과, 회사의 다양성 때문에 그렇다.

인테리어 ’ 전문‘이라고 해도, 각 전문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의 아파트 하면 대개 구조의 변경이 불가하기 때문에 거의 마감재 교체 공사이므로 어지간한 인테리어 회사는 다 할 수 있다.     


요새는 트렌드가 무몰딩 천장, 무몰딩 히든도어, 벽지 대신 페인트 마감, 간접 조명 라인, 아치 형태의 도어 등등이 유행한다.

그런데 정말 비추다.

아파트 인테리어를 유행에 따라서 한다는 것은 괴이한 발상이다.

그곳에서 최소 5년 이상 혹은 10년 이상을 지낸다고 생각하면 그동안에 분명 또 다른 트렌드가 유행할 것이다.

그때마다 변경할 수 없다.

무몰딩. 히든도어. 페인트마감.

이것은 모두 기본 공사비를 올리는 원흉이자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만드는 요소이다.

모든 재료는 시간이 지나면 뒤틀림 또는 줄어들거나 늘어난다.

그러면 무몰딩 부분들에 균열이 발생한다.

일반 몰딩이 한결같이 쓰이는 것이 그 이유다.

정 튀어나온 몰딩이 거슬리시면 차라리 마이너스 몰딩이라고, 천장과 벽체 만나는 부분이 움푹 패이는 방식을 선택하는 게 낫다.

히든도어와 페인트 마감도 마찬가지다.

손이 닿는 부분들에 손때가 타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나중에 그 부분만 보수하기도 어렵다.

페인트는 제아무리 무황변 페인트 ( 굳이 골라야 한다. 일반 백색 수성페인트 (이른바 비닐 페인트. VP)도 시간이 흐르면 변한다.

도배지가 아니니 추후 보완작업도 다소 요란해야 한다.

흰색 페인트로 갤러리처럼 만든 집은 SNS에서 플렉스 하기는 좋다.

그러나, 굳이 기본 색조로 하기에는 별로 좋은 선택도 아니며 그것 때문에 늘 벽에 손을 짚는 게 망설여지고, 스위치 주변, 콘센트 주변에는 정전기가 늘 발생하므로 새카맣게 변한다.

도어에도 굳이 몰딩이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걸레받이도 마이너스 형태이니 청소기 스친 자국, 걸레 스친 자국이 스탬프처럼 남는다....

문은 변형되고, 그러면 주변에 균열이 생기고, 칼 같은 코너를 만들기 위해 붙여진 코너비드 (보통 아연도금 얇은 철판)는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늘어나거나 수축되면서 석고보드와의 이음새가 터진다.     

매 년 인테리어를 바꿀게 아니라면 디자인도 가구도 오래 두어도 편한 스타일로 맞추는 것이 좋다.

바닥을 백색 타일로 하는 것도 유행인데, 물이라도 흘리면 머리 깨지기 좋아서 글쎄.

내가 전혀 추천하지 않는, 최신 유행대로 만든 집을 가보았었다.

음... 거실 의자조차 심플한 디자인의 이른바 ’ 사진관 의자‘를 놓고.

정말 최신 유행 트렌드 중 하나인 대형 아일랜드 식탁 및 작업대.

음식 냄새 배출은 값비싼 독일 제품으로 아일랜드 하부에서 냄새를 빼는 덕트를 설치하여 작업했다.

성능? 글쎄. 적어도 아일랜드에서 청국장은 못 끓이겠지.

양방향 통풍도 불가능한 주상복합에서.

한마디로 ’ 한국사람‘ 이 살기에 어려워 보인다.

주택을 호텔 디자인으로 꾸미면 사진 배경은 좋겠지.

그러나 주부도 불편하고, 진짜 오성급 호텔처럼 조심조심 써야 한다.

일단은, 최소 50평대 이상이 아니라면 그냥 거실이 좁아지는 거다.


개인 취향인데 말이 많지?

그럴 수 있다.

나는 단지 추후에 비용 발생과 유지관리 부분을 언급하는 것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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