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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긋 Jan 07. 2023

뜯어 먹는 재미 돼지등갈비강정

[어쩌다 엄마의 간단레시피] 쉽게 하고 생색내자

 오늘의 메뉴는 단짠의 매력으로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돼지등갈비 요리를 준비했다.

 이렇게 쉬운 줄 알았으면 진작 해볼 것을 그랬다고.

 해보고 나서야 왜 그동안 안 해봤는지 후회를 했을 정도였다.


근데. 정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가 있을까?

내가 쓰고도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조금 낄낄 거렸다. 왜 낄낄거리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혼자 낄낄거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다행이니 한 번 더 낄낄거리자.

끅끅 거려도 된다. 나는 웃을 때 가끔 끅끅 대니까.


 40년 넘게 살아보니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없다는 걸 깨달았지 말이다.

 그동안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것이라면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했던 편인데 그게 그들한테는 매우 피곤한 일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는 강력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라고 여기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어땠을지 모르니까.

 이런 게 있대 어때? 하는 정도의 권유에서 그치는 편이 더 어른스러운 조언의 방식일 테지.




자고로 고기는 뼈에 붙은 고기가 맛이 있는 법.

아. 오해 마시길.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어렸을 때부터 들은 말이다.

세뇌인지 교육인지 아빠의 말버릇인지 내가 어릴 때 고기나 생선을 드실 때마다 같은 말을 하셨다. 고기 살점은 언니와 나한테 발라주고 아빠가 뼈에 붙은 걸 드시면서 했던 말씀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보니 부모마음이 녹아있는 말이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나는 뼈에 붙은 고기를 뜯어먹는 걸 좋아하는 용감하고도 우악스러운 여자엄마가 되었다. 고기 좀 시원하게 물어뜯으면 스트레스도 해소될 테니 앞으로는 이 등갈비강정이나 자주 해서 내 스트레스도 풀어야겠다. 어차피 어른들이 먹을 고기요리니까. 요즘 첫째 어쩌다 아드님은 고기를 잘 안 먹어서 돼지등갈비 접시에 반응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요리를 하면 어른들이 신나게 먹을 수 있다.




 돼지등갈비라는 단어가 주는 거리감이 있기는 하다. 요새는 구하기가 쉽지만 몇 년 전까지는 사기 어려운 부위였으니까. 그래서일까 갈비를 메뉴로 준비하면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날의 느낌이다. 그래도 구하기 쉬운 부위니까 좋은 등갈비를 구해서 만들어보자. 나는 요즈음 이마트 새벽배송이나 오아시스를 주로 이용하는데 두 사이트에 가면 돼지등갈비를 주문하고 다음날 새벽에 받을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무항생제 돼지고기가 좋겠다. 얼마 전 한참 김장철이었을 때 어디선가 본 사진 한 장이 너무 충격 그 자체였달까. 김장에 빠져서는 안 되는 돼지고기 수육을 준비했는데 항생제 주사와 관련 있는 고름부위였다더라 하는 설명이 담긴 그 사진을 본 내 눈은 동공지진 그것도 대지진을 일으켰다. 뇌리에 박힌다는 표현이 딱 알맞은 상황. 그러니 우리 되도록이면 무항생제 돼지고기로 준비하자. 오아시스에서는 무항생제 돼지등갈비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었다.



등갈비강정

 돼지등갈비 1kg, 흑설탕, 진간장, 물엿(올리고당) 각각 70cc, 참기름, 좋아하는 어린잎 채소, 청고추, 홍고추


1. 돼지갈비는 찬물에 한 시간-두 시간 담아 피를 뺀다

2. 7중 통스텐 암웨이퀸 웍 혹은 대후라이팬에 갈비를 물 없이 올리고 중불로 익힌다 (인덕션일 경우 5단)

3. 수봉 현상이 일어나면 기름과 물을 버린다.

4. 준비된 소스를 넣고 약불(3단-4단)에 40분 익힌 다음 10단 센 불로 올려서 졸여가며 양념이 베이도록 한다

5. 불을 끄고 어슷 썬 고추를 넣어 조리도구의 잔열로 매콤한 맛을 더하고 참기름 향을 입힌다.



이 날은 돼지 등갈비에 생강차 가루를 뿌려서 혹시 모를 돼지 냄새를 방지했다.
싱긋 - 돼지등갈비강정

 강정이라는 이름에 알맞게 단맛과 짠맛이 어우러지는 돼지고기 요리가 되었다. 양념이 깊이 베이도록 중약불로 은근히 오래 익히는 것이 좋고 마지막에는 센불로 양념을 졸여가며 윤기 나게 만든다. 그래서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조금 남겨놨다가 마지막에 더하면 요리 윤기가 더해진다.


 접시에 보기 좋게 쌓아서 담고 좋아하는 어린잎채소를 얹어 맛있게 냠냠. 사진에는 베이비루꼴라를 얹은 모습이다.

 이렇게 해서 손가락 쪽쪽 빨아가며 물고 뜯는 재미가 있는 등갈비 완성. 주말 특별 메뉴 혹은 방학 메뉴로 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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