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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다고 Jul 17. 2024

나의 건담-1

휴식기를 보내며

 얼마 전부터 한동안 휴식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사람마다 여가를 보내는 방식이 다를 텐데, 나는 자전거를 타는 이벤트를 제외하면 대개 커피숖에서 콜드브루를 마시며 글을 읽고 쓰거나 다른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를 즐기는 편이다.

그 과정에 별다른 생산성은 없다. 곧 다가올 전력질주를 대비해 그저 닦고 조이고 기름칠뿐이다.


이렇게 느긋한 시간은 끝이다.

예술중학교와 예술고등학교의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시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10월 말이면 아이들의 재능과 열정, 쏟아부은 시간들에 대한 평가를 맞이하게 된다.

그전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려보리라 마음먹고 며칠의 시간을 보냈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을 즐기며 어느 정도 여유를 보내고 나니, 어지간한 것들은 이제 다 누린 듯했다.

그러다 몇 년 전 일본에 나 홀로 여행을 갔을 때, 도쿄의 아키하바라에서 구매해 온 건담 프라모델이 눈에 들어왔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소유욕이 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충분히 가지고 놀지 못했기에 보상 심리로 구해 온 것이었다.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구매한 건담 마크2

건담 RX -78 - 2 MK II A.E.U.G. 당시에 2,500엔으로 구매한 RG(Real Grade: 리얼그레이드) 버전이다.

건담 프라모델, 줄여서 ‘건프라’라고 불리는 취미활동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방법이나 시간 여유 및 기타 이유들로 인해 조립은 해보지 못하고 가끔 눈으로 보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마침 꽤나 늘어져 있던 내가 뭔가에 집중하는 습관을 다시 들이는 소재로서 적합할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이것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고 인터넷 서칭을 시작했다.

프로포션과 디테일이 엄청나게 멋지다. 사진출처 :천사건담

어렵지 않게 찾은 정보로는, 상당히 공들여 만든 명작이라는 것이었다. 설계부터 작은 부품 하나까지 제조사의 기술을 한껏 발휘한 것으로 평가가 상당히 좋은 제품이었다.


상당히 멋진 동세 표현이 가능한 모델. 사진출처 : 천사건담



노리고 구매한 것이 아니지만 우수한 제품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부풀었다. 그리고 이 제품을 어서 멋지게 조립해서 장식하고 싶다는 마음에 서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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