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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Jun 03. 2024

*목마른 듯 다시 그 길 위에

논산으로 강경으로(163)


"소금은 모든 맛을 다 갖고 있다네

세상의 모든 소금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맛이 달라...

소금은 인생의 맛일세."

 (박범신의 소설 <소금>중에서)



"소설가는 남의 잉크병의 잉크를 찍어 쓰는 사람이 아니다.

내 몸속의 피를 찍어내 내 목소리를 낭자하게 남겨두려는 

몸부림으로 나 자신을 학대하며 살아왔다."   

 (김홍신 문학관에서)




작년 4월 말 강경 소금 문학관을 다른 문학단체를 따라 다녀왔다.

그곳에 가서 우리에겐 하늘의 별따기 같은 박범신작가의 특강까지 듣는 호사를 누렸었다.


엊그제 토요일 군산문인협회(회장 문  영)에서 다시 논산과 강경으로 문학기행의 길을 잡았다. 얼핏 같은 코스라 또 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 번하고 겹치는 부분이 소금문학관을 제외하고는 별로 없었다.

돈암서원, 소금집, 천주교 박해의 성지, 최초의 'ㄱ'자교회, 강경상고 등을 빼는 대신 선샤인랜드, 김홍신 문학관과 관촉사가 추가되었다.


첫 번째로 들른 곳은 선샤인랜드, 한때 인기를 끌었던 '미스터선샤인'의 촬영지다.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마을 하나를 재현해 놓았다. 낯익은 거리, 낯익은 집과 건물들!  우리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바로 군산 근대역사의 거리에 있는 풍경이었으니까.


우리 고장 군산에는 일부러 꾸며놓은 집과 건물이 아니라 실제 일본인들이 살던 집과 은행, 세관 등 관공서 건물과 근대역사의 거리가 존재하지 않는가?

이곳에서는 단지 드라마 세트장을 관광 상품화하여 짭짤한 입장료를 받고 있는데, 우리 사는 군산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로 간 곳은 국내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문학관이었다.

이곳은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오직 작가를 아끼는 독지가가 사비를 들여 세운 문학관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훗날 육신의 땅이자 영혼을 물려받은 논산에 얽힌 이야기와 중원을 무대로 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 김홍신의 말을 들은 고향후배(남상원 회장)의 후의와 우정에서 시작되었다.

2016년 남상원 회장이 소요비 전액을 후원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작가 김홍신의 문학세계를 조명하고, 후배양성은 물론 예향 논산의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할 문학관을 조성하게 되었다.

아울러 김홍신의 이름 첫 글자 '홍' 남상원의 이름 첫 글자 '상'자를 딴 <홍상문화재단>을 설립하여 2018년에 착공, 이듬해 6월에 개관하였다.


고향 선후배 간의 넉넉한 우정과 사랑의 후원으로 탄생한 김홍신문학관에는 작가가 집필한 138권의 소설과, 지역작가들이 펴낸 책들이 문학관 로비 1층(지역작가들)과 2층(김홍신작가) 벽면을 빽빽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장엄미마저 느껴지는 아름다움에 부러움을 넘어 숙연해졌다.


다음 코스는 소금문학관 (박범신문학관)!

영원한 청년작가라 불리는 박범신작가는 데뷔 40주년에 그의 40번째 장편소설로 '소금'을 썼고, 이 소설은 작가가 고향 논산으로 내려와 쓴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일찍이 "강경은 나의 문학적 자궁이다"라고 고백한 박범신 작가는 그의 작품 '소금'에서 강경포구의 짙은 삶의 흔적들을 담아냈다.

자연과 문화의 연장으로 세워진 소금문학관은 작품 '소금'의 배경이 된 강경읍에 세워져 있다.

이 문학관은 불멸의 문학작품 속에 고향을 그려 넣은 작가 박범신에게 드리는 고향사람들의 극진한  감사의 표시일 것이다.


작가는 그의 문학작품 속에 고향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그대로 담아냈고, 고향사람들은 그런 작가에게 아름다운 문학관을 헌정하여 누대에 빛날 작가의 재능과 공로를 칭송했다.

이 공간은 작가에게는 쾌적한 집필의 공간을, 고향사람들과 일반 독자들에게는 강경일대의 자연을 누리는 휴양을 제공한다. 또한 누구든 문화의 소중한 가치를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으로서 강경 문화 바람의 시작점이 되어 그 도도한 물결을 예고하는 듯하였다.


마지막으로 관촉사에 들러 거대한 미륵부처님도 알현하고, 느긋한 귀갓길 버스 안에는 곡주 한 잔에 흥이 난 회원들의 노랫가락도 유쾌하게 흘러갔다.

함께한 문우들이, 맑은 날씨로 와준 오늘이 모두모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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