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239)
*너무 먼 거리/ 전재복
별것인 양
떠받들어온 머리
더러는 헛짚지만
두루 살피던 눈
아직은 뜨겁다고 떼쓰고 싶은
벌떡이는 심장
그곳에서, 그들에게서
너무 먼 거리에 있었구나! 너는
늙은 충복처럼
고단한 생을 엎드려 애쓴
내 몸의 가장 외딴 막내
발가락이 탈이 났다
바깥으로 난 길들은
다 쓸모가 없어지고
하다 못해 먹고 싸고
자는 일마저
너의 헌신의 덕이었음을
내 몸의 가장 먼 곳
보살핌의 변방에서
서러웠을 발이여,
발가락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