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간장 나왔어요(245)
5월 12일, 옥정골 동아리를 결성하고 활동을 개시하여 오늘로 아홉 번째 활동이다.
엄선된 국산콩을 준비하여 삶고 맷돌에 갈아서 개량메주를 만들어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키고 , 숙성된 간장은 분리해 두고 개량메주와 맛 내기 메주가루를 혼합해 치댄 다음 진공항아리에 담아 숙성시켜 된장을 만들고, 숙성 완료된 된장과 간장을 용기에 나눠 담는 일! 실로 오랜 기다림과 많은 정성과 품이 드는 일이다.
이충현이장과 부녀회장을 중심으로 일곱 명이 출발한 옥정골 동아리활동은 오손도손 가족 같은 분위기이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이 없으니, 수시로 이장댁에 모여 농사짓는데 필요한 정보도 나누고, 이웃들의 소식도 나누고 먹거리도 나눈다.
도시와 시골의 경계에 위치한 우리 마을 옥정리는 행정구역은 군산시에 속하지만 생활환경은 여전히 논농사 밭농사를 짓는 농촌지역이다.
마을엔 작은 구멍가게 하나 없고, 한 시간에 두 번 시내버스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엇갈려 지나간다.
자동차전용도로와 산업용 철도가 마을 한가운데로 관통하여 지나가는 바람에 보상을 받고 시내권으로 이사 간 사람, 타 지역으로 떠난 사람이 많아 현재는 스물아홉 가구가 띄엄띄엄 늘어서 있다. 한마을에 살아도 얼굴보기가 쉽지않다.
마을회관이 없으니 무슨 일이 있으면 이장님 댁이 마을회관이 된다.
젊은이와 어린아이들이 없는 고적하고 활기 없는 마을, 비단 우리 마을뿐만 아니라 요즈음 대부분 농촌 풍경일 것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 옥정마을은 작년부터 이장님과 부녀회장 내외분이 중심이 되어 마을 활성화를 위한 동아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름답고 깨끗한 마을을 만들고, 나이 들어 소통이 어려운 주민들이 실천가능한 목표를 두고 자주 모여서 살아 움직이는 무언가를 해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 동아리활동이다.
모아진 돈은 없고, 우리가 가장 쉽게 해 볼 수 있는 일이 모든 반찬의 기본이 되는 장 담그기였다.
그렇게 시작한 장 담그기! 콩을 준비하여 씻어 불리고 삶고 찧고 메주를 만들고 발효시켜 장을 담그고, 숙성의 과정을 거치는 일 모두가 진득하게 기다리며 정성 어린 손길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올해도 10단계의 계획대로 과정을 거치며 동아리활동이 진행되었고, 나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어 주변의 호응도 높았다. 엄선된 재료를 가지고 완전 수제로 만들어지는 우리 옥정마을의 건강한 먹거리 된장과 간장, 먹어본 사람들은 더 구할 수 없느냐고 물어온다. 그만큼 맛과 품질을 믿을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추석 무렵에 맛나게 숙성된 맛된장을 먼저 예쁜 항아리에 담아 선을 보였다.
반응이 뜨거웠다. 비록 소량이지만 내놓자마자 완판 되었다.(1kg 13,000원, 2kg 25,000원)
그리고 오늘 일곱 명의 회원들이 모여 준비된 용기에 간장을 나눠 담았다.
이번에 만들어낸 집간장도 자신 있게 선보인다. 일단 맛을 보면 안다. 내 가족이 먹을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참 먹거리!
옥정리 맛있는 집간장이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