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름달에 승차하며(248)
*가자, 오늘아! / 전재복
이렇게 달려도 되나 몰라!
빼곡히 적힌 일정표를 보며
고개를 내두른다
아이고아이고!
바닥에 앉았다 일어서려면
한 바퀴는 돌아야 일어서고
계단이라도 오를 양이면
발 떼기가 무쇠발인가 싶다
마음은 저만치 앞서 뛰고
몸이사 몇 걸음 더디지만
오늘은 오늘뿐이지
내일을 어찌 믿으랴
얼씨구! 추임새를 물고
네 번째 스무 살 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지
오늘도 허리 굽혀 신발끈을 맨다
가을은 바쁘다. 무슨무슨 행사가 그리도 많은지... 명색이 시를 쓴다는 사람이 세 곳에서 열리고 있는 시화전에, 내 시가 걸렸다는데... 두 곳은 겨우 눈도장만 찍고, 한 곳은 아직 가보지도 못했다.
이러니 변변한 詩가 내게 오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