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고, 섞고, 굽기만 하면 완성되는 부추전
아무래도 자취생에게는 액젓이라는 조미료가 낯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자취를 시작할 때부터 4년이 흐른 지금까지 냉장고 안에는 멸치액젓이 항상 한편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멸치액젓은 대체재료로 쓸 수 있는 점이 많다.
예를 들면, 멸치를 우려야하는 육수에 다시용 멸치가 없다면 액젓 한스푼을 넣어도 좋고, 찌개에 반스푼 정도만 넣어도 감칠맛이 한껏 올라간다.
평소에는 주로 부추전에 넣어 먹는다.
물론 홍합이나 조갯살이 들어가면 식감이나 맛 부분에 대해서 훨씬 더 맛있지만 혼자 사는 자취생에게는 꼭 필요한 재료가 아니라면 지갑을 잠시 닫아 둘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단, 월급을 받은 날이라면 홍합, 조갯살은 물론 새우를 넣어도 좋다.
홍합과 조갯살 같은 고급 재료 없이 멸치액젓 한스푼만 넣어도 부추전 맛의 깊이가 달라진다.
찬물(바삭함을 위해서라면 찬물 추천)에 밀가루 대충 휘휘 풀어주고 잘게 자른 부추와 멸치액젓을 넣어 뒤적거린 후 센 불에 달궈 준 팬 위에 한주먹 올려 대충 펼쳐주면 맛있는 부추전 한 장 뚝딱이다.
부추전 구울 때 사소한 꿀팁이 있다면,
처음에 기름을 두를 때 튀긴다 생각하고 넉넉하게 부어주어야 한다.
반죽을 올리고 넓게 펼쳐준 후 한참 기다리다가 아랫면이 다 익은 것처럼 노릇노릇 해지면 그때 뒤집어준다.
주의점이 있다면 뒤집고 나서는 뒤집개로 많이 누르지 않아야 한다. 꾹꾹 누르면 찰기가 생겨 바삭함이 줄어든다.
아, 글을 쓰다 보니 은근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요리인 듯하다. 하지만 썰고, 섞고, 굽기만 하면 끝. 얼마나 간단한가?
[간단 레시피]
* 재료 : 부추, 밀가루, 찬물, 멸치액젓
1. 찬물에 묽은 농도로 만들어질 만큼의 밀가루를 넣어 풀어준다.
2. 잘게 썰어 둔 부추와 멸치액젓을 소량 넣어 마저 섞어준다.
3.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른 후 (튀겨준다는 느낌으로) 센 불로 달궈준다.
4. 밀가루 반죽을 조금 넣어보고 잘 달궈졌다면 반죽 한 주먹 올려 넓게 펼쳐준다.
5. 아랫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린 후 뒤집어 마저 익혀주면 바삭한 부추전이 완성된다.
간장, 식초, 참기름 1:1:1로 섞어 준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