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아홉의 만추
겨울이 오면
지난주 나는 어린이집에서 4세 아이들에게 동화책 ”나무가 이상해요”라는 책을 읽어주었다.
아기 토끼가 낙엽 색깔이 바뀌며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놀란다. 토끼는 집으로 황급히 달려온다.
토끼는 놀란 목소리로 “엄마 나무가 이상해요”라고 한다. 엄마 토끼는 아기 토끼의 말을 듣고 따라 나간다.
나지막한 언덕에 나무 하나 덩그러니 서있다. 나무는 붉은색, 노란색, 주 홍색, 가끔 녹색의 형형 색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바람이 휘리릭 불자 말라버린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엄마 토끼는 아기 토끼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가야 이 나무는 겨울을 준비하는 거란다” 우리도 추운 겨울이 오면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듯 나무도 겨울을 준비하는 거란다.”
24년 유례없이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은 잠시 머물다 갔다.
24년의 겨울도 유난히 춥다고 연일 매스컴에선 말한다.
나는 지난주 자주 가는 백화점에서 나를 위한 겨울 롱 패딩을 미리 준비했다.
내가 생각했던 가격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지 않은 30% 조용한 세일이었다.
나는 “그래 나를 위한 겨울 준비를 하자” 하며 소위 말하는 “질렀다”
쉰아홉의 나이가 되어보니 외투는 좀 좋은 것으로 입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은 아니다. 나만의 답인 것이다.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닌 나만의 겨울나기 다.
울코트도 몇 벌 된다. 지난여름 미리 사 둔 것도 있지만 그땐 아무 생각 없었다.
이번 패딩은 나를 위해 마음먹고 산 것이다.
내 마음에 슬그머니 겨울이 오기를 기다려진다.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에 나는 이 패딩을 입고 모자를 쓰고 가죽 빨간 장갑을 끼고 일단 나갈 것이다.
제일 가까운 이화여대 교정에서 눈을 맞을 것이다. 추위가 느껴지면 교정 안 캠퍼스로 들어가 커피 한잔을 마실 것이다.
그리고 60을 맞은 나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건강. 취미. 여여한 삶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야겠다.
건강한 삶은 살아가는 시간의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가능하게 한다.
내가 추구하는 여여한 삶을 가능 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영혼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취미 또한 건강한 육체와 정신에 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건강을 다지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통해 일상에 즐거움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