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 따라가다 보면
여기는 화장실이다.
느낌이 이상하다. 꿈인가!!???
'갑자기'...
내가 돛단배에 몸을 실어 강물 따라 훌렁훌렁 어디론가 후루루 나를 데려가는 이상한 느낌이 느껴졌다.
돛단배는 날 잠시 내려놓고 기다린다. 나는 낯선 곳에 땅을 디딘다.
낯설지만 온몸으로 세상을 느낀다.
자연을 느낀다. 바람의 향기가 좋았다.
나는 기분 좋음을 안고 다시 돛단배에 '나' 하나뿐 인 배를 탄다.
바람이 나와 배를 밀어준다. 또 다른 낯선 도시에 나를 내려놓는다.
미술관의 향기도 맡았다.
(화장실을 나옴)
요즘 나의 일상이 작은 몸부림 속에 설렘이 있다.
그 몸부림은 나 자신의 부족에서 오는 몸부림이요. 설렘은 또 다른 낯선 땅의 냄새에 대한 설렘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월의 늘어진 얼굴을 내 나이만큼 쓸어 올린다.
정수와온수를 석어 한 잔 하며,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오늘은 누구와 만날까? 혼자 약속을 잡는다.
그냥 친구와 지인을 머릿속으로 들먹여 본다.
그러다가 '따르릉' 지척에 있는 만만한 동생이 '언니 점심 같이하자' 전화라도 받을 라 치면
'바로! 어 그래' '어디서 볼까' 하며 속 웃음을 짓는 일이 많았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나름 바쁘지만 그 사이사이 요일 오전에도 나는 사람 만나기를 원했다.
그런 내가!!
이랬던 내가! 변했다.
눈을 뜨면 일단 머리맡에 두었던 돋보기를 쓴다.
돋보기는 잠자기 직전 빼놓는 나의 마지막 애착 물건이 되었다.
눈뜨자마자 코에 걸친다.
이제 잔잔한 내 세상에 커튼을 젖힌다.
브런치 강으로 간다. 돛단배가 나를 기다린다. '주인어른 어서 오이소' 한다.
이런 나의 아침 일상.
한마디로 '대박'이다.
브런치 세상은 또 다른 향기를 나에게 맡게 한다.
어디에도 맡아 봄이 없는 향기가 있다.
아쉬운 향기 감사한 향기 처절한 향기 귀여운 향기 제일 감탄하는 향기는
지식의 향기 다.
한마디로 표현 못하는 내 이!! 글재주에 한탄과 탄복이 절로 나온다.
브런치의 세상이 아름답다.
또 다른 느낌이다. 지금껏 이런 세상 몰랐다.
브런치라는 글의 세상에서 강물에 띄워진 돛단배가 나를 무한한 우주까지 데려 가 준다.
마음이 멋지고 생각이 아름답고 지식두뇌들의 총 집합체의 무대에 나는 훌륭한 관객이다.
관객으로도 더없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나의 온몸으로 느끼는 감사와 행복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내가 내가 밉다. 기분 좋은 미움이다. 하하하
'아니 밉기는커녕 내가 내가 대견 한걸.'
이런 브런치 강에 돛단배를 타고 낯설지만 너무나 좋은 곳의 냄새와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나는 대견 대견.
쓰담쓰담
뜨거운 라테 한잔을 마시며 소리 내 '맛있네'라는 말을 내 뱉는다.
늘 마시던 라테가!!! 갑자기!!! 기분 탓 일게다.
오전이 훌쩍 지나간다. 그냥 이 오전에 새로운 습관이 나에게는 대단히 만족스럽고 대견하다.
지난 목요일 올린 '우정의 산물, 오이지'의 주인공 친구들이 응원해 주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하며 내년에는 오이지를 더 많이 준다고 한다.
글은 마음을 통하고 마음은 물질로 증명되었다. 하 하 하
왜 이케 오늘의 라테는 맛난 거야~~~~!!!!!!
앗!!!! 벌써 한시.
" '일'가야 하는데' " 하며 자꾸 시계를 보았다.
참!! 참!! 오늘이 일요일 일이군!!!
오후도 브런치 강물에 돛단배 타고 낯선 향기와 지식의 냄새를 맡을 것이다.
아주!!! 유유자적할 것이다.
여여한 생활을 흉내 내어보리라.
돛단배에 몸을 실어도 되는 여유로운 일요일이다.
나는 20년 차 보육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