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공개'수업? 접근금지 학부모입니다.

공개범위: 교사 외 학부모

by orosi

마침 나

3교시 전담시간이라

수업 비는데.. 안 되겠지?



안 되지.



그래, 알았어.






4월 5일 2교시

우리반 학부모 공개수업을 앞두고 있다. 이미 수업 구상은 끝났고, 늘 그렇듯 설레고 기대된다.


4월 5일 3교시

딸아이 반의 공개수업이 있다.

늘 그렇듯 그림의 떡이다.


2023, 나는 저학년 담임, 아이는 중학년이 된 해라 운 좋게도 수업 시간이 엇갈린 데다

우리 반에 안전교과 전담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시간이다. 오~!땡큐.

갈 수있다.


그런데 가면 안 된다.

고민이라곤 1도 없는 남편의 답.


안 되지. 같은 교사끼리...




왜 안되? 교사는 엄마 아니야?

라고 쏘아붙이는 걸 관뒀다.



궁금하다. 나도 그렇다.

3학년쯤 되니 내 아이가 궁금해졌다.

이번에도 그냥 상상하자. 잘 지내고 있겠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행사 날이면

내가 치를 하루를 계획하느라 아이의 것은

외주 주기 바빴다.

그간 우리부부가 어땠는지 떠올리니 스스로 짠해지고 말았다. 아이만큼이나 부모인 우리가 조금 안쓰러웠다. (새벽이란 자고로 감성을 긁는법^^)


잘 적응하고 있는지, 수업은 즐거워하는지,

어느 자리에 앉아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할 겨를이 없었다.


초등학교 입학식날 마저도 10시 입학식을 앞 두고

3시간이나 빨리 출근을 해야했고, 아침엔 고모할머니가 8시30분쯤 집으로 오실거야. 라는 당부만 남기고 현관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다시 돌아선다.


끝나면 편의점 앞으로 가!(이제 막 8살이된 내아이에게 그 말을 빠뜨렸다.

우리반 아이들에겐 매일같이 입이닳도록 건네고, 알림장 마지막 번호에 한 번도 빠뜨려 본 적 없는 그 말, 차 조심하고!)

혜리어머니께서 널 기다리고 계실거야. 혜리꺼 사면서 김밥사주신다고 했으니 벤치에서 먹고 엄마 교실로 오거나 집으로 와 있어! 다다다다다.. 빠르게 쏟아내고 다시 집을 나섰다.


그날은

둘째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유치원 버스에

오르는 날이기도 했다.


여느 아이들처럼 엄마와 떨어지기 힘들어 울먹이는 이벤트도 없다.(애초에 노랑버스가 얼마나 크고 멋진지는 입학식날 저녁식사 때나 돼서야 전해 들었으니)

시야에서 벗어나는 순간까지 격하게 하트를 날리고 손 흔드는 엄마들을 뒤로 한채 먼저 아이들을 맞이해야 한다는 일념하에 뒤도 못 돌아보고 학교로 뛰어가는 아빠. 그도 그랬겠지.

물끄러미 남의 엄마들의 애정표현을 구경하고 있을 5살 딸 아이를 차마 돌아볼 용기나 있었을까.


그땐 몰랐는데

이제야 미안하고, 이제 겨우 고맙다.


교사엄마라 좋겠다~~고들 한다.

좋은게 분명 있겠지만, 나도 '그냥 엄마 '이고 싶은 때가 참 많이 있다.


학부모 공개수업, 학부모 상담, 운동회, 유치원 부모참여수업, 이것 말고도 평범하게 배려따위

집어던지고 해도 되고, 할 수있는 참여엔 뭐가 있나 생각해본다.


딸아이 교실앞 복도도 지나치지 않으려 멀리 돌아 교무실에 가다 보면 굳이 불편을 사서 하고 있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난다.




올해도 내년도, 그 다음 해에도

학부모 공개수업은 내게도 남편에게도 비공개다.


공개의 범위에 우린 없다.

자발적으로 접근을 금하겠다.


정말 밉상이거나 앙심을 품게 될 담임을 만난다면

그때 한번 가볼까? 어디 수업 좀 하나 볼까? 삐딱한 시선으로? 풉.

그런 분 만나게 되느니

잘 지내고 있겠지~ 하며 안심하고 마는 게 낫겠지?



이 세상 모든 교사 부모들에게

어줍잖은 위로를 던진다.


또 왔네요. 이 시기가!
우리 너무 안쓰럽다 생각지 말아요.
결핍이 아이를 더 잘 성장하게
합니.. 가 아니고!

차라리 안 보는 게 속 편할 수 있습니다.
아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