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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맴무 동거인 May 26. 2023

어쩔 수 없는 건 고양이 꼬리처럼

길 가다 만나서 신나요!



지름길을 찾아서 신나요!



납치 첫날이라 신나요!



다이어트 사료가 아니라서 신나요!



화장실에 들어와서 신나요!



그냥 신이 나는 것이에요!



고양이는 알고 있어요.

꺾인 꼬리의 원인을 찾는 건, '만약에'를 되풀이하는 것과 같음을. 이미 다 먹은 칼국수 면발의 처음과 끝을 찾음과 같음을. 불가능함을 말이죠.


꼬리가 꺾이는데 인과관계가 어디 있겠어요. 어차피- 그러지 않았더라도-. 꺾인 꼬리는 움직이거든요. 고양이가 해야 할 일은 다음엔 꼬리가 꺾이지 않게 조심하는 거고, 또 꺾인다면 얼른 제게 달려오는 거예요. 혼자 있을 때보단 감당할 것도 수습할 것도 줄어드니까요.


그래서 고양이는 결심했어요.

어차피 꺾인 꼬리 힙하게 모두와 친하게 지내기로. 꼬리는 꼬리고 나는 나고 나는 꼬린데 뭐 어때요.

I AM FRIENDLY. 신나!


I AM FRIEND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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