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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언니 Nov 24. 2022

영국살이, 언니가 다 알려줄께

언니는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셋과 영국이었다

영국살이, 언니가 다 알려줄께영국살이, 언니가 다 알려줄께

영국,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하 UK).

런던에 수도를 두고 영어를 사용하는, 현재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 이후 복잡해진 정치, 경제이슈로 한창 주목받는 나라다. 지도에서 보면 한국이 작아 보이지만 영국은 242,495km², 대한민국은 220,748km² 로 남북한을 합친 한국의 크기와 영국은 비슷하다. 구성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총 4개국으로 각국의 언어와 고유한 문화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 United Kingdom을 이룬다. 한 때 식민지를 넓혀가며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던 영국. 그런 영국에서 지낸 약 4년의 기간동안 나에게 영국은 더이상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아니었다.


약자에게 약한, 양반의 체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구질구질하다 싶을 정도로 버리지 않고 돌려쓰는, 불편함을 참으면서 옛 것을 그래도 유지하려는, 변하고 싶어하지만 변화를 싫어하는 나라.


영국에 오게 된 계기는 남편의 유학이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 셋과 함께 워킹맘으로 바쁘게 살았지만 안정된 생활패턴으로 모든 것이 편해질 때쯤 남편에게 우연치 않게 영국에서 학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오랜 시간을 들여 계획된 일이 아니라 출국하기 하루 전까지 출근을 하고 해외 출장 가듯이 비행기에 올랐다. 출장 때와 다르다면 비행기 편도 티켓으로 출국했다는 것. 남편이 먼저 출국해 차, 집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여건을 마련하고 나와 아이들이 출국하는 것이 계획이었으나 입주 일정이 맞지 않아 약 열흘간 반 강제 여행을 해야 했다.

영국은 녹지비율이 높은 나라이다. 어디에서나 이런 조경은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사진출처-작가본인

집에 들어가는 날에 맞춰 여행에서 돌아와 이사 짐을 넣고 인터넷, 가스, 전기 등등 모든 생활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는 데 거의 세 달이 걸렸다. 그동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한국과는 전혀 다른 운전 방식인 왼쪽 운전, 교통체계 적응, 의식주 해결 등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낯선 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도 돌봐야 해서 모든 상황이 만만찮았다. 사실 출국 전날까지 일을 했고,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에 철저하게 준비를 못한 내 탓이 원인이었다. 아이들 영어는 영국에 가서 가르치면 된다며 알파벳도 안 가르치고 영국 땅을 밟은 용감하고 무식한 엄마였다.


영국에 도착하니 한국에서는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가 2학년으로, 1학년 겨우 마친 아이가 4학년으로 입학하는 벼락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게다가 외국인만 보면 경기하듯이 울어버리는 돌도 안된 막내까지 챙기려니 대처능력이 빠르다 자부했던 나였지만 대부분 황당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에 처음 가던 날, 왼쪽 주머니에는 ‘Water’, 오른쪽 주머니에는 ‘Toilet’이라고 쓴 메모를 넣어주며 목이 마르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다면 선생님한테 이 종이를 보여주라고 넣어줬다. 마음 졸이며 학교가 끝나기를 기다려 만난 아이 주머니의 종이를 보니 꾸깃꾸깃 축축한 것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생각돼 눈물이 핑 돌아 아이와 눈맞추기가 힘들었다.

학교 앞에서 하교를 기다리는 부모들의 모습, 보통 5학년이 되어야 스스로 등하교가 가능해 그 전까지는 기다려서 픽업해야한다. 학교 및 학년별로 하교시간은 다르다. 사진출처-작가본인

이제는 아이들 모두 완벽히 적응해 잘 지내고 있다. 시간이 약이라고 지나고 보니 너무 힘들고 외로웠던 영국 생활을 다행히 이제는 웃으며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가족 다섯명이 겪은 좌충우돌 생활 이야기를 남기고 또 해외에서 특히 영국에서 생활을 해야할 기회가 있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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