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칼국수나 먹고 올까

칼국수 만들기

by Rumi


엄마, 아빠 뭐 먹고 싶어?

뭐 먹으러 갈까?

간단하게 우리 그럼 칼국수 한 그릇 먹고 올까.

그럼 에이 또 칼국수야. 난 싫은데.




간단하게 칼국수나 먹고 올까

이 소리가 참 싫었다. 어렸을 때 나는 칼국수 면이 꼭 신발끈 씹는 맛 같았다. 스파게티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비빔국수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칼국수 면이 그냥 싫었다.



엄마가 된 나는 칼국수를 먹으러도 안 가고 집에서도 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아이들도 칼국수를 많이 먹어보질 못했다. 항상 외식 메뉴를 정할 때도 칼국수 근처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조카들은 친정엄마아빠랑 가까이 살아서 칼국수를 엄청 좋아한다. 역시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우리 둘째는 나를 닮았다. 라면은 먹지만 칼국수는 싫어한다. 집 식구 반이 싫어하는 칼국수지만 날씨가 추워지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어느 날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 (셋째 아님 주의)


백합인지 바지락인지 모름 암튼 국물용 조개 / 시판용 중국면


장을 보면서 백합인지 바지락인지 모르는 조개를 샀다. 사실 조개도 세 번째 사본다. 해산물은 요리는 참 어렵다. 쇠수저를 넣고 반나절 해감을 했다. 조개를 큰 그릇에 넣고 박박 씻은 다음에 냄비를 꺼낸다. 조개를 얼마큼 씻어야 하는지 감도 없다. 조개랑 생수를 적당히 넣고 한소끔 끓어오르면 다진 마늘과 양파 호박을 넣는다. 간은 간장 조금과 굵은소금으로 했다. 뭐 조개를 넣었으니 국물은 끝이다. 시원하고 깊은 맛은 뭐 바닷가가 여기에 있었다.


면에 붙어 있는 밀가루를 살살 털어 면을 소쿠리에 담는다. 끓은 육수에 면을 넣고 면이 익을 때까지 삶는다. 마지막에 대파 넣고 쉽게 끓인 야매 칼국수 완성! 칼국수가 이렇게 쉽게 되는 요리였다니!! 라면만큼 쉬운 요리였다.


내가 끓인 칼국수


투박하게 끓인 칼국수를 한입 먹는다. 국물이 맛있으니 국물맛으로 먹으라며 싫다는 둘째에게 한 그릇 퍼준다. (이거 안 먹으면 점심 없다)



어른이 되면 나이가 들면 칼국수를 좋아하게 되는 걸까? 진짜 백 년 만에 내가 만든 칼국수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추운 날씨게 조개를 넣은 국물과 적당히 꼬들거리는 면발의 조합이 최고였다.

시원하게 칼국수를 한 그릇하고 나니

”간단한 게 칼국수나 먹고 오지 “

하는 엄마 말이 귓가에서 맴돈다.




칼국수 레시피는 유튜브에 많아요. 음식에 담긴 나만의 이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