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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선 Jul 04. 2023

오늘 엄마 보고 싶었어?

벌써 다 컸다

유치원 하원길에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오늘 유치원에서 엄마 보고 싶었어?"

"음... 그런 생각 안 해봤는데"



작년 5살까지만 해도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윤이가 엄마가 보고 싶어 울먹였다는 이야기를 종종 전했는데 6살이 된 올해는 통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다.



"엄마생각도 안 했고 아빠생각도 안 했고 태오생각도 안 했어"



그래. 이제 아이는 내 품에서 떠나기 시작했다.

육아의 목표가 독립이라며 자립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겠다고 떠들고 다녔는데 막상 이런 말을 아이에게 들으니 아주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 잘했어. 유치원에서는 유치원에서 배우고 노는데 집중하는 거야. 유치원에서는 엄마생각하고 집에서는 유치원생각하고 그러면 어디서도 즐겁지가 않잖아 그렇지?"



감정은 누르고 나의 이성으로 대답을 해줬지만, 늦은 밤 이렇게 글을 남기는 걸 보면 어쩌면 아이가 나에게서 독립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아이를 독립시킬 준비를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든 그 자리에 집중하고 너의 위치에서 행복한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현재를 사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 첫걸음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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