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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슬비 Sep 18. 2023

민화 속 '거북'도상의 변화와
상징 이야기 (41)

1.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나타나는 거북(3) 

여기에서 나오는 

‘거북’ 도상을 살펴보면, 

거북의 입에서 나오는 

상서로운 기운인 

서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크게 넘실대고 있는 

파도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의연한 모습으로 

헤엄치고 있는 모습에서 

이 거북들은 

평범한 거북이 아니라 

‘영물’로서의 ‘거북’임을 알 수 있다. 

<십장생도> 거북 부분 확대


거북 등에는 

반듯한 육각형의 

귀갑문이 표현되어 있고, 

배갑과 복갑은 

진한 청색으로 채색되어 

가장자리를 따라 

황색으로 채색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배 부분과 연갑판은 

황색으로 채색되어 

검붉은색으로 

얼룩무늬가 그려져 있으며, 

눈과 콧등이 

적색으로 채색되어 있고, 

네 다리의 앞면에 

붉은 화염문이 보인다. 

화염부 앞에는 흰색으로 

선처럼 칠해져 있다. 


두 마리 중에서

 한 마리는 꼬리가 

파도에 묻혀  

몇 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개 이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다른 한 마리는 

3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거북의 묘사는 

『산릉도감의궤』에서 나오는 

거북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청색과 황색으로 

거북을 채색하는 방식은 

17세기 전반에 

이미 확립된 양식으로 보이며, 

각 부분마다 붉은색을 사용하여 

변화를 주는 것은 

17세기 중반 

『효종대왕영릉산릉도감의궤』(1659년)에서 

처음 나타났다. 


그러나 

위 그림과 같은 화염문의 형식은 

1721년 

『숙종명릉산릉도감의궤』에서 

모습이 갖추어지며, 

1725년 

『경종의릉산릉도감의궤』에서 

적색의 화염문 앞에 백색의 덧선이 칠해졌다. 


거북꼬리는 계속 1개로 그려지다가 

1805년 

『정순왕후원릉산릉도감의궤』에서 

6개로 처음 그려졌고, 

1816년 

『헌경혜빈빈궁혼궁도감의궤』에서 

위 그림과 같이 

3개의 꼬리가 나타났다. 

이후 그려진 『의궤』 속의 거북은 

대부분 2∼3개의 꼬리로 그려졌다. 


또한 배(腹)와 연갑판의 형태와 

황색 채색, 검붉은 얼룩무늬는 

1800년 

『정조건릉산릉도감의궤』에서부터 

나타났으므로 

위 그림의 연대를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로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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