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나타나는 거북(3)
여기에서 나오는
‘거북’ 도상을 살펴보면,
거북의 입에서 나오는
상서로운 기운인
서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크게 넘실대고 있는
파도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의연한 모습으로
헤엄치고 있는 모습에서
이 거북들은
평범한 거북이 아니라
‘영물’로서의 ‘거북’임을 알 수 있다.
거북 등에는
반듯한 육각형의
귀갑문이 표현되어 있고,
배갑과 복갑은
진한 청색으로 채색되어
가장자리를 따라
황색으로 채색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배 부분과 연갑판은
황색으로 채색되어
검붉은색으로
얼룩무늬가 그려져 있으며,
눈과 콧등이
적색으로 채색되어 있고,
네 다리의 앞면에
붉은 화염문이 보인다.
화염부 앞에는 흰색으로
선처럼 칠해져 있다.
두 마리 중에서
한 마리는 꼬리가
파도에 묻혀
몇 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개 이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다른 한 마리는
3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거북의 묘사는
『산릉도감의궤』에서 나오는
거북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청색과 황색으로
거북을 채색하는 방식은
17세기 전반에
이미 확립된 양식으로 보이며,
각 부분마다 붉은색을 사용하여
변화를 주는 것은
17세기 중반
『효종대왕영릉산릉도감의궤』(1659년)에서
처음 나타났다.
그러나
위 그림과 같은 화염문의 형식은
1721년
『숙종명릉산릉도감의궤』에서
모습이 갖추어지며,
1725년
『경종의릉산릉도감의궤』에서
적색의 화염문 앞에 백색의 덧선이 칠해졌다.
거북꼬리는 계속 1개로 그려지다가
1805년
『정순왕후원릉산릉도감의궤』에서
6개로 처음 그려졌고,
1816년
『헌경혜빈빈궁혼궁도감의궤』에서
위 그림과 같이
3개의 꼬리가 나타났다.
이후 그려진 『의궤』 속의 거북은
대부분 2∼3개의 꼬리로 그려졌다.
또한 배(腹)와 연갑판의 형태와
황색 채색, 검붉은 얼룩무늬는
1800년
『정조건릉산릉도감의궤』에서부터
나타났으므로
위 그림의 연대를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로 추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