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십장생도(十長生圖)에 나타나는 거북(10)
<십장생도>는 자수로 된 작품도
많이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십장생도 팔곡 자수 병풍>은
자수로 수놓은
<십장생도> 여덟 폭 병풍이다.
제1폭에서부터 거북, 학, 사슴의
순으로 수놓았고,
마지막 제8폭은
학을 수놓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제1폭, 제4폭, 제7폭에는
물가에서 놀고 있는 거북 한 쌍이,
제2폭, 제6폭, 제8폭에는
청학과 황학 한 쌍이,
제3폭, 제5폭에는
색이 다른 사슴 한 쌍씩이
그려져 있다.
이러한 구성은
‘부부화합’을 상징한다.
각 폭마다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 학,
사슴과 함께 소나무, 구름, 바위,
영지, 물, 해, 대나무가 수 놓여 있어
장수를 상징하는 것들과 구성되어
축수도를 의미한다.
제1폭에는
상서로운 구름과 바위가 남색,
하늘색, 흰색 등
다채로운 빛깔의 실로 수 놓았고,
바위 위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바위 위에 올라가 있는 ‘거북’과
물속에 있는 ‘거북’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거북이 올라간 바위 밑으로
영지가 자라고 있다.
거북의 둥그스름한 등을
청색으로 수놓았고,
연속된 육각형의 귀갑문은
거북 등을 수놓은 청색 실보다
진한 청색 실로 이중으로 된
육각형 귀갑문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귀갑문 안에는 살구색 빛을 내는
실로 가로로 2∼3개 선을 만들어
모양을 만들었다.
거북 두상과 다리, 배, 꼬리는
금실로 수놓았고,
거북 등의 가장자리와 복갑은
중간톤의 색실을 사용하였다.
꼬리는 넓고 짧으며,
서기는 표현하지 않았다.
두상과 다리, 꼬리는
청색 계통의 두 가지 색실을
이용하여 무늬를 넣었다.
각 4개의 발톱까지 흰색 수실로
세심하게 표현하였고,
콧등은 주색 빛을 띤 색실로
수를 놓았다.
제4폭의 거북의 도상과 색실 사용은
제1폭과 비슷하다.
그러나
바위 위에 올라간 거북이
하늘을 향해 내뿜는 서기가
이 자수 병풍의 아름다움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거북 입에서 내뿜는 청색의 서기는
거침없이 공중으로 올라가
공중에서 한 바퀴 원을 그리고 돌며
하늘로 퍼져 나가는데,
이 서기는
공중에서 상서로운 오색의
뭉게구름으로 변하여
하늘에 둥둥 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기존의 붓으로 그려진
<십장생도>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으로 ‘장식적’인 특징과 함께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그림 <십장생도>에서의 서기는
단순히 입에서 뿜어져 나와
그냥 하늘로 넓게 퍼져 나가거나,
또는 공중에서 한 바퀴 돌며
퍼져 나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자수 십장생도>의 서기는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을 생성해 낸다.
이 뭉게구름은 오색의 구름으로
상서로운 기운을 가득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자수의
‘역동성’과 ‘장식성’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도상의 그림은
선문대 박물관 소장의
<문자도> 8폭 병풍에서도 보인다.
제7폭에서
‘거북’이 한 마리는 고개를 쳐들고
위를 올려다보며,
다른 한 마리는
뒤를 돌아보며 위를 올려다보는 보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거북의 도상은
제1폭, 제4폭, 제7폭
모두 ‘일반 거북’의 모습으로
수 놓았으며,
『의궤』에서 나타난 특성들이
자수에서도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