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 매거진 Vol.1 | Ep.2
학생 때부터 나는 늘 열정이 앞서 더 빠른 길을 위해 한 번에 계단 세 개씩 다리를 찢어가며 건너뛰려 했다. 과목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내용을 더 빨리 많이 외우는 방법을 찾았고, 프로젝트를 집행할 때도 기본 시스템을 구축하여 내실을 단단히 하기보다는 당장 보이는 결과를 위해 많은 절차들을 생략했다.
그런데 결국 건너뛴 과정은 돌고 돌아 다시 꼭 뚫고 지나가야 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한 계단씩 정직하게 밟아가는 게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식을 빠른 시간 내에 많이 욱여넣는 데 익숙해지면, 당장의 시험은 넘기더라도 금방 휘발된다. 그러면 결국 다음 시험이 닥치면 익히고 외워야 할 개념들만 늘어난다. 기본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끝내는 데 급급하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때 부실한 기반에서 시작하느라 다시 기본 세팅을 하러 돌아가야 한다.
갭이어 기간 동안 단 하나의 계기로 마침내 조급함을 조급함이라고 인정하고 멀리할 줄 알게 됐다. 휴학을 하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3년 이상이나 졸업이 미뤄지게 되었는데, 동급생으로 경쟁했을 때보다 오히려 그 마음을 덜어냈다.
바로 아침 스트레칭을 하고, 5분짜리 플랭크 영상을 따라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 이것이 내 하루를 바꾸고, 인생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장 제출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닥치면 나는 늘 이런 작은 습관부터 포기했다. 이제는 매일 이 습관을 실천하고 있고, 무언가를 이렇게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몸소 깨닫고 있다. 내가 세운 목표가 부푼 꿈이 아니고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진심으로 믿게 되었다.
갭이어 이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때는 조급한 마음에 할 일 목록 중 가장 하찮은 것을 생략했다. 지금은 무슨 일이 생겨도 그 하찮은 것이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갭이어를 통해 새로운 문을 열었으니, 내 꿈을 꼭 실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조급함을 멀리하는 게 우선이다. 우리만이 누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발판 삼아, 가장 사소한 무언가를 매일 반복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
'갭이어'를 택한 사람들은 이상적인 '보통'의 길에서 벗어나길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그럴 때 나와 비슷한 출발점에서 시작해 인생의 마일스톤이 비슷했던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뒤쳐진 것이 아니라, 방향을 다시 조정해 가며 걸어가고 있기 때문인 데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나날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조급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더 빨리 나아가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이 조급함을 부르는데, 이때 다섯 계단씩 오르려다 떨어지는 것보다 한 계단씩 밟고 올라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작은 습관부터 하나하나 점진적으로 쌓아 올리며 내 하루를 바꿔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면 어떨까요?
에디터 지와이 | 갭이어 매거진 Vol.1 | Ep.2
5월 9일,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