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건물없는 건물주 Feb 08. 2023

책 책 책! 책 좀 읽읍시다

#1편 - 책과 친해지기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물론 그렇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남이 쓴 글을 읽는 것보다 무작정 내 글을 쓰면 되는 줄 알았다. 희대의 개소리였다.  내가 원하는 문장을 생각하고, 또 글로 표현하기 위해선 독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재수생 시절을 거치면서 문학 비문학은 남 부럽지 않게 읽어 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가 글이 제일 잘 써지는 시절이었다. 당시의 일기를 보면 시인이 따로 없다.

그 뒤로 대학에 와 책과 잠수 이별을 택했다. 딱히 독서를 해야 하는 필요도 못 느꼈다. 쓰는 글이라곤 교수님 죄송해요가 전부인 때였다.


그러던 대학교 3학년 어느 날, 드디어 머리가 굳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쉽게 말해 멍청해진 자신을 발견했다. 어떻게 깨닫게 되었느냐고? 어렵지 않다.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의 수가 점점 줄었기 때문이다. 독서를 다시 시작해야겠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이제 내 방법을 말해주려 한다.


무작정 책을 읽겠다고 남들이 읽는 책을 따라 사는 순간 또다시 독서와 세 걸음 멀어지게 될 것이다. 흰 바탕에 검은 글씨를 안 읽은 지 최소 3년 이상 된 사람들에게는 우선 책 자체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책이 아닌, 언젠가 한 번이라도 읽었던 책이 필요하다. 나의 인생 책! 까진 아니어도 '와 이거 재밌었어'라는 기억이 있는 책이어야 한다. 그렇게 우선 글을 읽는 것에 친숙해져야 한다. 나는 그 책이 해리포터였다. 지금도, 옛날에도 독서와 멀어진 뒤 다시 가까워지기 위해선 해리포터를 택한다. 그렇게 벌써 7권만 10번을 읽은 것 같다..


원래 알던 내용을 다시 읽으니 새롭고 즐거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독서라니! 책을 읽는 나에 취해 술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시리즈가 많은 책이면 한 권 한 권 읽어 나갈 때마다 성취감도 들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쓰읍 지루한데,라고 느끼는 순간이 올 것이다. 드디어 이제 새 책을 읽어도 된다는 뇌의 신호가 온 것이다.


... 이게 끝이다! 그럼 서점으로 달려가 표지가 예쁘거나, 내용이 마음에 들거나, 들어본 작가이거나, 어찌 됐든 끌리는 책을 골라 읽으면 된다. 대신 처음부터 거창한 책을 읽지는 말자. 기껏 올려놓은 흥미를 다시 바닥으로 처박는 수가 있다.


직장인에게 독서는 판타지와도 가깝다. 하지만 나는 출퇴근 왕복 4시간여 되는 사람으로서, 지하철에서 별 짓거리를 다 해도 시간이 가지 않자 다시 책을 들었다. 역시나 처음엔 해리포터로 시작했고, 지금은 문학, 비문학을 넘나들며 독서를 이어가고 있다. 이상하게 핸드폰을 하면 안 가던 시간이 독서를 하면 금방금방 흐르곤 한다. 지금은 양자역학 이야기를 다 읽고, 새로운 책을 시작했다. 다음엔 책 리뷰로 돌아올 수 있길 바라며!


직장인도 책을 읽읍시다!


+ 나는 전자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가볍고 읽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저히 책을 읽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책은 자고로 종이를 사각사각 넘기는 맛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전체 분량 중 내가 어디까지 읽었나를 두께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그게 아니라고? 그래 당신 말이 다 맞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신입 사원의 고민은 끝이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